[주간 특산물] “산나물 중 으뜸”… 퇴계도 반한 봄 보약 ‘강릉 개두릅’
||2026.05.09
||2026.05.09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입하(立夏, 올해 기준 5월 5일)와 만물이 생장하는 소만(小滿, 5월 21일), 이 시기엔 신록이 절정을 맞는다. 이 시기 놓쳐서는 안 되는 별식이 있으니 바로 두릅이다. 나른해지기 쉬운 봄철 입맛을 살리고, 기운을 솟게 하는데 이만한 게 없다.
퇴계 이황 선생은 시에서 ‘산상목두채’(山上木頭菜)라고 표현했다. ‘목두채가 산나물 중에 으뜸’이라는 뜻이다. 나무 머리 위의 채소라는 의미인 목두채는 바로 두릅을 가리킨다.
두릅은 크게 세 종류가 있다. 두릅나무의 새순은 참두릅, 엄나무의 새순은 개두릅, ‘독활’이라는 다년생 여러해살이풀의 새순은 ‘땅두릅’이다. 셋 모두 두릅나무과 식물에 속하며 생김새가 닮았다. 수확 시기는 땅두릅이 가장 빠르고, 개두릅이 가장 늦다. 쌉싸름한 맛과 향은 땅두릅-참두릅-개두릅 순으로 짙다. 목본식물인 참두릅과 개두릅은 줄기에 잔가시가 있는 게 특징이다.
통상 과실 앞에 ‘개’가 붙으면 설익거나 품질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개두릅 앞에 붙은 ‘개’는 ‘야생’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개두릅은 향과 맛이 진해 두릅 3종 중 시장에서 가장 고가에 팔리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개두릅이 나지만, 특산지로는 강릉이 거론된다. 강릉 개두릅은 2012년 지리적표시 임산물로 등록되기도 했다.
개두릅의 모체인 엄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한다. 표준어로는 엄나무와 음나무 모두 통용된다. 해발 200~700m 중산간지대에서 잘 자란다. 배수가 원활하고 비옥한 토양, 반음지성 조건을 충족하는 완만한 산비탈에서 보기 쉽다. 태백산맥을 서쪽에 두고 동쪽으로 바다를 접한 강릉 중산간 마을은 엄나무가 자생하기 최적의 조건이다. 다만 1970~80년대 도시화와 한약재로 각광을 받으면서 무분별하게 채취돼 개체수가 급감하기도 했다.
개두릅은 피를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켜 우울증 개선과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음나무 나무껍질을 달여 마시면 혈당을 낮추는 효능이 있어 당뇨병 환자들이 찾는다. 또한 소염 작용을 해 피부병이나 궤양, 전염성 상처 치료에도 쓰인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두릅에 대해 ‘성질이 미지근하고 독이 없다. 약으로 쓰기 위해서는 봄철에 채취하여 가시는 제거하고 햇볕에 말려 사용한다’고 기록돼 있다.
제철을 맞은 두릅은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게 가장 익숙한 조리법이다. 특히 기름진 고기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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