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배제 혜택 과도” 매입임대도 정조준… 서울 아파트 2.5만가구 매물 가능성
||2026.05.09
||2026.05.09
다주택자에 이어 매입임대아파트 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매입임대아파트 사업자의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이 과도하다며 관련 세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매입임대 아파트에 대해 처분 기회를 부여한 뒤 양도세 중과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7월쯤 발표 예정인 세제 개편안에 이런 내용의 개선안이 포함된다면 당장 서울에서만 약 2만5000가구의 아파트 매물이 출회할 가능성이 있다.
9일 정부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등 부동산 관계 부처는 지난 8일 열린 경제·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다주택자에 이어 매입임대아파트 사업자의 양도세 중과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회의에서 “잠겨있는 매물이 나오고 그 매물이 실거주자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방안을 지속 논의하고 있다”며 “조정대상지역의 매입임대아파트 사업자에게 영구히 주어지던 양도세 중과배제 혜택이 조세형평 측면에서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여러가지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매입임대는 등록 임대사업자 유형 중 하나로, 기존에 지어진 주택을 매입·등록해 임대하는 제도다. 세입자들이 안정적인 거주를 할 수 있도록 2017년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됐다. 임대주택으로 등록된 집은 의무 임대 기간이 부여되고, 임대료 상승률도 연간 5% 이내로 제한된다. 대신 양도세 중과 배제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합산 배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아파트 매입임대 주택 등록은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2020년 8월 중단됐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매입임대에 대한 세제 혜택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매입임대 사업자에 영구히 부여되던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없애고, 일정 유예 기간을 둔 뒤 점진적으로 양도세를 중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하반기 세제 개편안에 이런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또, 매입임대 사업자의 아파트 매물이 나오기 위해서는 다주택자 매물과 마찬가지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등의 보완 조치도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임임대아파트 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현실화된다면 당장 올해 하반기나 내년부터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되는 아파트가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서울 내 매입 임대주택 중 아파트는 4만3682채다. 이 중 올해 의무임대기간이 만료되는 물량은 2만4267가구로 전해졌다. 양도세 중과가 부담되는 경우 이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과거 시세를 고려했을 때 강남3구·한강벨트 등 인기 지역 임대사업 등록이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돼 유예 기한을 정해 양도세 일반과세 혜택 축소를 시행한다면 셈법이 복잡해진 다주택자들을 중심으로 양도 차익을 실현코자 하는 물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남 연구원은 ”이는 향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혜택 축소와 맞물려 시장 매물출회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남 연구원은 예상만큼 시장에 나오는 매입임대 사업자의 아파트 물량이 많지 않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남 연구원은 “서울·경기 규제지역 내 임대사업자 물건 중 조합원 지위양도가 제한되는 재건축 아파트 역시 상당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세입자 만기가 오래 남은 매물도 존재할 수 있어 대량의 매물 출회로 이어지는 것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가 매입임대 사업자의 매물 유도와 함께 전·월세 시장 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매입임대 사업자에게 양도세 중과를 한다는 내용으로 세법이 변경돼 기존 사업자에게 소급 적용하는 것은 소송의 위험성이 있다”면서도 “이런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매입임대 사업자의 매물을 유도하게 되면 임대주택이 사라지게 되고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매입임대아파트 매물 유도는) 정부가 공급 부족의 대안으로 구축 매물을 시장에 돌게 하려는 것 같다”며 “다만 임차인에 대한 안정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임차인의 경우 마음을 먹으면 집을 살 수 있는 잠재 매수자인 부류와 주택 매수가 불가능한 부류가 있는데, 현재는 후자들도 주거 안정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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