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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암호화폐 규제안 표류…대통령·정부 대립 격화

디지털투데이|이윤서 기자|2026.05.08

폴란드 암호화폐 규제안이 정치권의 대립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폴란드 암호화폐 규제안이 정치권의 대립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폴란드가 암호화폐 시장 규제를 두고 대통령안과 정부안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암호화폐 시장 규제 법제화가 늦어지고 있다.

7일(이하 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폴란드는 2026년 7월 1일까지 유럽연합(EU) 암호화폐 규제체계 'MiCA'를 국내법에 반영해야 하지만, 정치권 충돌로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이 자국 내 암호화폐 거래를 규율하기 위한 별도 법안을 하원인 세임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도날트 투스크 총리 정부가 추진해 온 '암호화폐 자산 시장법'의 대안 성격이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최근 몇 달 사이 정부안을 두 차례 거부했고, 여권의 거부권 무력화 시도도 의회 내 보수·민족주의 진영의 반대로 막혔다. 이에 따라 폴란드 암호화폐 규제 논의는 단일 법안 처리에서 벗어나, 정부안과 대통령안이 경쟁하는 구도로 전환됐다.

대통령 측은 새 법안의 핵심 축으로 소비자·투자자 보호, 효과적인 국가 감독, 업계 기업의 권리 보장을 제시했다. 비트코인닷컴과 머니닷플(Money.pl)에 따르면 즈비그니에프 보고츠키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세 가지를 법안의 중심 원칙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 법안이 폴란드 암호화폐 시장 규제를 기다려온 모든 이해관계자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투스크 총리는 6일 거부권이 행사된 정부안이 이르면 이번 주 의회에 다시 제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내용 수정은 크지 않지만, 최근 발생한 거래소 유동성 위기를 반영해 암호화폐 투자자를 속인 플랫폼과 개인에 대한 처벌을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안은 폴란드 금융감독청(KNF)의 역할 확대도 담고 있다. KNF가 수사기관 개입 이전 단계에서 투자자에게 사전 경고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다만 폴란드 암호화폐 업계는 이 같은 구조가 감독당국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며 반발해 왔다. 나브로츠키 대통령도 정부안 저지 사유로 과도한 규제와 소규모 기업에 대한 부담을 지적했다.

정치권 대립은 최근 붕괴한 존다크립토(Zondacrypto) 사태와 맞물리며 더 격화하고 있다. 폴란드계 거래 플랫폼인 존다크립토는 4월 초 유동성 문제 속에 고객 자금 접근이 막혔고, 최대 3만명의 폴란드인이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스크 정부 인사들은 야권 정치인과 대통령이 규제 입법을 방해해 위기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에스토니아에 등록된 이 암호화폐 기업이 폴란드의 보수 성향 정치 행사와 인사들을 지원하며 정부안 반대 로비를 벌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쟁점은 단순한 국내 정치 갈등을 넘어 유럽연합 규제 일정과도 직결된다. 폴란드는 2026년 7월 1일까지 MiCA 기준을 국내법에 반영해야 한다.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업체가 합법적으로 영업을 이어가려면 그 전에 인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정부안에 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고, 대통령안 역시 세임에서 충분한 찬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폴란드 암호화폐 시장은 규제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감독 강도와 업계 부담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로 시행 시한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규제 공백이 길어질수록 거래소와 서비스 사업자의 인허가 준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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