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휴식·가족이 한 공간에… 영림원소프트랩 파주 R&D 센터 ‘와이스페이스’ [르포]
||2026.05.08
||2026.05.08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 인근. 멀리 한강·임진강 하류와 비무장지대(DMZ), 그 너머 북한 땅까지 조망하는 한적한 이곳에 영림원소프트랩의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 ‘와이스페이스(Y SPACE)’가 문을 열었다. 이달 설립 33주년을 맞은 국산 ERP(전사적자원관리) 전문기업 영림원소프트랩이 ERP를 넘어 AI·클라우드 기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야심차게 마련한 공간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와이스페이스를 단순 사무 공간이나 연수원을 넘어, 새로운 문화 혁신을 시도하는 공간의 탄생으로 소개한다. 일과 휴식, 협업은 물론 가족까지 함께하는 경험까지 결합한 복합형 공간을 통해 구성원의 창의성과 몰입도를 높이고, ERP 중심 사업에서 AI·클라우드 기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기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연구 거점이자 기업 문화 혁신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IT조선은 영림원소프트랩의 초청을 받아 지난 4월 23~24일, 1박 2일 일정으로 와이스페이스가 정식 개관하기 전 미리 공간을 체험했다. 직접 느낀 와이스페이스는 일반적인 기업 연수원과는 조금 달랐다. 업무를 위한 공간과 숙박 공간, 회의·강연 시설, 요가·명상실, 커뮤니티 라운지, 야외 체육시설이 큰 규모의 부지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일하러 가는 곳”이면서 동시에 “머물며 회복하는 곳”이 가능한 공간이라는 인상을 줬다.
와이스페이스는 연면적 5327.38㎡(약 1611.5평) 규모로, 연구동을 기준으로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메인인 연구동을 중심으로 관리동, 체육동, 펜션동까지 총 4개 동으로 구성됐고, 총 218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회사는 와이스페이스를 집중 연구개발과 협업 활동을 위한 글로벌 R&D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RP 넘어 AI·클라우드 전환 위한 R&D 거점 마련
영림원소프트랩이 와이스페이스를 조성한 배경에는 최근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마주한 사업 환경의 변화가 자리한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AI와 클라우드, 데이터 기반 서비스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면서, 기존 ERP 사업을 고도화할 연구개발 환경이 중요해졌다. 이에 와이스페이스는 신규 기술과 서비스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그 결과를 차세대 ERP와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에 반영하는 파일럿 공간의 역할을 하도록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배경에 글로벌 협업까지 생각해 ‘파주’라는 입지가 정해졌다. 와이스페이스가 자리한 파주시 탄현면은 서울 도심과 떨어져 몰입형 연구개발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영림원소프트랩 본사가 있는 서울 강서구 염창동과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좋다. 또 수도권 서북부 입지 특성상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하기 쉬워 해외 고객과 파트너를 초청하기에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에서 영림원소프트랩은 와이스페이스를 해외 파트너와의 공동 워크숍, 기술 협의, 제품 검증을 진행하는 ‘글로벌 R&D 거점’이라고 부른다.
영림원소프트랩이 말하는 와이스페이스의 핵심 가치는 ‘창의’, ‘소통’, ‘휴식’, ‘가족’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당일 방문해 업무를 보는 ‘워크’, 숙박과 업무를 결합한 ‘워크스테이’, 부서·프로젝트 단위 ‘워크숍’, 가족과 함께 머무는 ‘휴양’ 등으로 이용 방식을 나눴다. 영림원소프트랩 관계자는 “와이스페이스는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며 “조직 차원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을 위한 워크숍을 언제든 진행할 수 있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하고 머물고 쉬는 복합형 공간
와이스페이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연구동 2층의 메인 업무 공간이다. 6미터(m) 층고와 탁 트인 조망을 갖춘 개방형 공간으로, 고정 좌석 중심의 일반 사무실과는 확연히 다른 구조를 보여준다. 집중 업무 좌석, 협업 테이블, 라운지형 공간, 텐트형 업무 공간 등 다양한 형태의 좌석이 배치됐다. 관계자는 “6m 층고의 워크스페이스와 7가지 유형의 근무 공간을 통해 구성원의 다양한 업무 방식을 수용하려 했다”고 말했다.
중앙계단과 요가·명상실, 커뮤니티 라운지도 와이스페이스만의 성격을 보여준다. 입구를 지나 마주하는 중앙계단은 단순한 이동 통로가 아니라 건물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상징 공간으로 구성됐다. 층과 층을 잇는 계단 주변으로 시야가 트이도록 설계해 내부 동선에 개방감을 더했고, 천장부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은 건물 안쪽까지 빛을 퍼뜨려 밝고 열린 분위기를 만든다.
요가·명상실은 자연광과 음향 환경을 결합해 업무 중 몰입과 전환을 돕도록 설계됐다. 커뮤니티 라운지는 다양한 가구와 개방형 구조를 통해 자연스러운 대화와 아이디어 교류가 이뤄지도록 했다.
숙박 공간은 와이스페이스 메인 연구동에 위치한 싱글룸, 디럭스룸을 비롯해 연구동 밖에 마련된 펜션형 빌라와 카라반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영림원소프트랩 측은 특히 호텔급 침구와 수건, 매트리스를 적용해 휴식 품질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실제 1박 2일 체험에서도 숙박 공간은 단순 부속시설이라기보다 워크스테이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 중 하나에 가까웠다. 낮에는 업무와 투어, 저녁에는 교류와 휴식으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와이스페이스는 가족 친화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갖췄다. 야외에는 배드민턴, 풋살, 농구 등의 운동이 가능한 멀티코트와 헬스장, 파이어피트, 어린이놀이터, 카라반 등이 배치됐다. 영림원소프트랩 관계자는 “임직원이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머물며 쉴 수 있도록 펜션, 카라반, 어린이놀이터, 체육시설 등을 함께 마련했다”고 말했다.
예약부터 출입까지 앱으로 관리
영림원소프트랩 임직원들은 와이스페이스를 전용 앱을 통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자체 개발한 전용 앱을 통해 원하는 날짜와 공간을 예약하기만 하면 별도 체크인·체크아웃 없이 모바일 사원증 기반으로 공간 접근 권한이 부여된다. 관계자는 “앱으로 예약하면 해당 시간에 맞춰 공간 접근 권한이 자동으로 부여되고, 종료 시점에는 권한이 회수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와이스페이스 조성 과정에는 임직원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됐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임직원 8명으로 구성된 오픈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가구와 가전 등 집기·비품 선정, 공간 운영체계와 프로그램 설계를 진행했다. 단순히 건물만을 새로 지은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실제로 어떻게 일하고 쉴지까지 내부 의견을 적극 반영해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기업문화 혁신 담은 R&D 거점으로 미래 준비
와이스페이스의 설계 목표는 “기업의 가치와 구성원의 삶을 보여주는 기업문화 공간”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AI 전환과 클라우드 전환을 강조하는 가운데, 실제 업무 공간과 조직 운영 방식을 함께 바꾸는 시도는 아직 많지 않다. 영림원소프트랩의 와이스페이스는 기술 전략과 조직문화, 복지와 협업 방식을 하나의 공간에 묶어낸 사례로 평가된다. 파주에 마련한 이 공간이 영림원소프트랩의 AI·클라우드 전환과 글로벌 확장을 이끄는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정종길 기자
jk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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