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케빈 오리어리 "암호화폐 법제화 없인 월가 토큰화 어림없다"
||2026.05.07
||2026.05.07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미국 의회의 암호화폐 규제 정비 없이는 월가가 추진하는 토큰화 확산도, 기관투자자의 비트코인 편입도 본격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억만장자 투자자 케빈 오리어리는 미국의 명확한 연방 차원 규제가 마련되기 전까지 대형 금융사와 기관투자자가 블록체인 기반 자산에 본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오리어리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컨센서스 2026 행사에서 토큰화 열풍이 과장돼 있다고 봤다. 그는 기관 투자 판단을 내리는 대형 자금 운용 주체들이 여전히 디지털 자산 대부분을 투자 불가 영역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토큰화는 기관 인덱서들에게 결코 채택되지 않을 것"이라며 "비트코인 역시 큰손들에게는 여전히 주변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환점으로 미국의 법제화 완료를 꼽았다. 디지털 자산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체계 안에서 법률로 정리되고, 글로벌 규정 준수 체계와 맞물려야 시장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오리어리는 "법안이 실제로 통과돼야 한다"며 "그 일이 벌어지면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월가가 최근 주식, 채권, 펀드 같은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바꾸는 토큰화 실험을 확대하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토큰화는 자산을 24시간 거래할 수 있게 하고 결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 인프라 개선 수단으로 거론돼 왔다. 다만 오리어리는 기술적 가능성과 별개로, 기관이 의미 있는 규모의 자금을 집행하려면 법적 확실성이 먼저 확보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을 규제가 수요를 키운 사례로 제시했다. 최근 미국 입법 움직임을 언급하며 스테이블코인이 지니어스법(GENIUS Act) 통과 이후 거의 즉시 채택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경 간 송금에서는 "사흘을 허비하는 대신 몇 분 안에, 훨씬 낮은 비용으로, 완전한 준수와 투명성을 갖춘 거래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 내부에서도 기관의 관심 범위는 크게 좁아졌다고 진단했다. 오리어리는 "시장 전체 가치의 97%가 사실상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수의 소형 토큰은 급격히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시장이 투기성 자산과 실제 기업 수요가 붙는 블록체인 인프라로 양분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장기적으로는 대기업이 표준처럼 채택할 블록체인 플랫폼을 찾는 것이 더 큰 기회라고 봤다. 물류, 계약 관리, 재고 시스템 같은 기업 업무에 실제로 쓰이는 플랫폼이 구축되면 그것이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플랫폼 위에서 채택이 일어나야 해자가 생긴다"고 말했다.
오리어리는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의 미래를 인프라 관점에서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자산 자체보다 에너지와 데이터센터가 더 큰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력은 비트코인보다 더 가치 있다"고 말하며, 향후 투자 판단에서도 자산 자체보다 이를 떠받치는 인프라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의 발언은 토큰화와 기관 자금 유입을 둘러싼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대규모 채택은 규제 명확성과 기업용 인프라 구축 여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 의회의 암호화폐 법제화 속도와 월가의 토큰화 실험이 맞물리면서, 향후 시장의 무게중심은 개별 토큰 투기보다 제도권 자금이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인프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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