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커피 3잔에 콜라까지”…카페인에 의존했던 40대 여성, ‘이 병’ 때문이었다
||2026.05.06
||2026.05.06

뇌척수액이 새면서 뇌가 처지는 희귀질환 앓아
심한 두통과 구토로 9주 동안 집에만 머물렀던 40대 여성이 희귀 신경질환을 진단받은 뒤, 증상을 견디기 위해 카페인에 의존해야 했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에 따르면 영국 밀턴케인스에 거주하는 45세 회계사 사프나 비드월은 2024년 1월 '자발성 두개내 저압증(SIH)'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은 뇌척수액이 새어나오면서 뇌가 아래로 처지는 희귀 질환으로, 연간 10만 명당 약 5명 정도에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7월 가족과 함께 크로아티아 여행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심한 두통을 느꼈다. 다음 날에는 메스꺼움과 구토까지 이어졌고, 약 45분 정도 하이킹을 시도했지만 몸 상태가 악화돼 결국 누워서 쉬어야 했다. 특히 누운 상태에서는 증상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었다.
이후에도 두통은 계속됐고 병원을 찾아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당시에는 폐경이나 스마트폰 사용 때문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더 심해졌다. 편두통과 구토, 식욕 저하가 이어졌고 결국 2023년 12월 29일 입원했다. CT와 MRI 검사를 받은 끝에 2024년 1월 2일 뇌가 아래로 처진 소견이 확인되면서 자발성 두개내 저압증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휴식과 카페인 섭취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매일 커피 세 잔과 카페인 알약, 제로 콜라를 섭취하며 생활했다. 특히 오후 늦게 카페인을 섭취하면 다음 날 아침 두통이 줄어드는 것을 직접 느꼈다고 밝혔다.
최소 9주 동안 외출을 거의 하지 못하고 집에서 생활해야 했다.
온라인 환자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찾던 그는 2024년 3월 신경영상 전문의를 찾아갔다. 이후 척수 조영검사를 두 차례 받아 뇌척수액이 새는 위치를 확인했고,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의뢰됐다.
처음에는 구멍이 작아 자연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을 기대하며 경과를 지켜봤지만, 3개월 뒤 MRI에서도 누출이 계속 확인되면서 결국 수술을 고민하게 됐다.
그는 “카페인이 없으면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그는 2025년 3월 흉추 라미노플라스티 수술을 받았다. 수술 중 실제로 누출 부위에 약 10mm 크기의 구멍이 발견됐다. 흉추는 뇌척수액 누출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부위로 알려져 있다.
3시간에 걸친 수술 이후 상태는 빠르게 호전됐다. 수술 다음 날에는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았는데도 두통이 전혀 없었다.
현재 그는 약 98% 회복돼 일상생활로 복귀했으며, 더 이상 카페인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다.
사프나는 “이 질환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단순한 두통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들이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자발성 두개내 저압증은 특별한 외상이나 시술 없이 척추 경막의 미세한 결손 부위를 통해 뇌척수액이 새어나오면서 두개 내 압력이 낮아지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뇌를 지탱하던 부력이 줄어들고, 뇌가 아래로 처지면서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심해지고, 누우면 완화되는 '기립성 두통'이다.
이 밖에도 메스꺼움, 구토, 어지럼증, 이명, 시야 이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전형적인 두통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
치료는 안정과 수액, 카페인 투여 같은 보존적 치료부터 경막외 혈액 봉합술, 수술적 치료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이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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