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디램 HBM 수익성 추월...메모리 빅2, 다른 대응 주목
||2026.05.06
||2026.05.06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컨벤셔널 디램(DRAM, 범용 디램) 가격이 급등하며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익성을 추월하는 이례적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다른 전술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균형적 피믹스(제품 믹스) 유지"를, SK하이닉스는 "장기공급계약(LTA) 구조 재설계"를 답으로 내놨다.
수익성 역전 자체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처음 공식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30일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범용 메모리의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컨벤셔널 D램이 HBM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어 "단기 실적 측면에서는 HBM보다 서버향 DDR 중심으로 판매 믹스를 운영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외부 의견이 있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인은 가격 협상 구조의 시차에 있다. 삼성전자는 "HBM은 백엔드 캐파(생산능력) 준비에 필요한 리드타임을 고려해 연 단위 선행 가격 협상을 운영 중인 반면, 컨벤셔널 D램은 분기 단위 협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분기 컨벤셔널 디램의 가격 상승폭이 크게 확대되는 동안 HBM 가격은 연초 합의된 수준에 묶이면서, 단기 마진 격차가 역전된 상황이다.
◆삼성전자 "균형 피믹스 유지", SK하이닉스 "LTA 새 구조 검토"
삼성전자는 단기 수익성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쪽으로 결정했다. 단기 수익성 극대화보다 AI 생태계 전반의 공급망 안정에 무게를 둔 입장이다. 회사는 "단기적인 수익성만을 고려해 HBM 대비 컨벤셔널 디램 위주의 편중된 피믹스를 운영할 경우, AI(인공지능) 인프라 빌드 자체에 제약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인퍼런스(추론) 서비스와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AI 서버뿐 아니라 컨벤셔널 서버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어, HBM과 컨벤셔널 디램 수요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중장기 성장성과 장기적인 고객 관계 및 기술 경쟁력 확보 등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균형적인 피믹스를 실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가격 협상 구조 자체를 바꾸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SK하이닉스는 앞서 23일 열린 1분기 컨콜에서 "고객들이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리스크로 인식하면서 중장기 물량 확보(LTA)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에게 공급 안정성을, 회사에는 안정적 수익 구조를 제공하는 새로운 방식의 구조적 대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를 통해 메모리 산업 특유의 변동성을 줄여 시장의 평가를 한 단계 높이겠다"고 언급했다. 분기 단위 가격 변동에 노출되는 컨벤셔널 디램의 협상 관행 자체를 손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 역전 현상 자체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이번 가격 상승은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다"며 "공급사들의 투자가 과거 업황 둔화 이후 둔화됐고 가용 스페이스 부족으로 단기 증산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가격보다 물량을 우선시하는 고객 행동 자체를 시장 구조의 변화로 해석한 셈이다. SK하이닉스 측은 "현재 흐름은 일시적 조정일 뿐"이라며 "현재 HBM, 서버 D램,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급 부족은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려워 가격 상승 사이클이 과거보다 장기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구조와 고객 포트폴리오 차이에서 비롯
두 회사의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양사 모두 공급 부족이 단기 현상이 아니라는 점은 같다. AI 인프라 수요의 안정성을 어떻게 자기 사업 구조에 흡수할지에 대한 전략 측면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제품 믹스 운영의 균형으로, SK하이닉스는 계약 구조 재설계로 각각 변동성에 대응한다. 삼성전자는 "공급 가용량이 고객들의 수요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27년 수요 선접수 사실을 공개했고, SK하이닉스는 "향후 3년 동안 고객들이 요청하는 HBM 수요가 이미 당사 공급 역량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수익성 격차가 다시 좁혀질 시점에 대해서도 양사 전망이 일치했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수급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HBM 공급 협상 환경을 감안하면 27년에는 컨벤셔널 D램과의 수익성 격차가 큰 폭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가격 상승 사이클이 과거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며 우호적 가격 환경의 지속을 예상했다. HBM 캐파 증설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양사 공통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양강이 같은 시장을 두고 다른 답을 내놓은 것은 사업 구조와 고객 포트폴리오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삼성은 메모리·파운드리 통합 솔루션 관점에서, SK하이닉스는 HBM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에서 각각 방식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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