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nsight]크립토를 없애려(?) 한다...스트라이프 스테이블코인 전략의 실체
||2026.05.05
||2026.05.05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B2B 결제 플랫폼 기업 스트라이프는 이제 크립토판에서도 익숙한 이름이 됐다. 스트라이프는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넘어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인 템포(Tempo)까지 내놨다. 이쯤되면 스트라이프는 크립토 회사라 불리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스트라이프 전략은 크립토를 전면에 부각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최종 사용자들은 블록체인이나 지갑, 가스비, 브릿지 같은 말을 쓸 필요가 없는 크립토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더리움 재단 제임스 스미스 생태계 총괄이 스트라이프는 크립토 회사가 되려는게 아니라 크립토를 없애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는 말로 이같은 전략을 요약한다.
그는 최근 소셜 미디어 X(트위터)에 공유한 글을 통해 "스트라이프는 크립토를 기업 결제 인프라 깊숙히 녹여, 고객이 지갑, 가스, 브릿지, 체인이라는 단어를 한 번도 쓰지 않아도 되도록 하려 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은 배관처럼 존재한다"고 말했다.
지난 18개월간 스트라이프 행보를 보면 회사 전략은 보다 분명해진다. 스트라이프는 2024년 10월 스테이블코인 오케스트레이션 기업 브릿지(Bridge)를 11억달러에 인수했다. 2025년 6월엔 지갑 인프라 기업 프리비(Privy)를 사들였다. 2026년 3월엔 기업 결제 전용 블록체인 템포(Tempo) 메인넷을 오픈했다. 스트라이프 스테이블코인 자회사는 2026년 2월 미국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국립 신탁은행 설립 조건부 승인도 받았다.
이를 통해 스트라이프 전략을 엿볼 수 있다. 결제 정산 레이어는 템포가 맡는다. 스스테이블코인이 가스비고 별도 토큰은 없다. 공유 블록스페이스를 쓰지 않아 기업 결제에 예측 가능한 속도와 수수료를 보장한다.
스미스 총괄은 "템포가 만들어진 배경이 있다. 한 번은 밈코인 열풍 속에서 주요 블록체인들 중 하나에서 브릿지 고객이 결제를 12시간 넘게 기다렸고 거래당 수수료가 35배 뛰었다. 기관 결제를 투기성 트래픽 있는 체인과 같이 돌릴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오케스트레이션은 브릿지가 담당한다. 팬텀(Phantom), 클라나(Klarna), 하이퍼리퀴드, 메타마스크가 모두 브릿지 기반으로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했다. 브릿지는 준비금, 컴플라이언스, 발행과 소각을 처리하고 준비금 수익 대부분을 발행사에 제공한다. 스트라이프는 코인이 만들어지고, 보관되고, 교환되고, 정산되고, 규제를 받는 플랫폼을 소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갑은 프리비의 몫이다. 프리비는 2025년 기준 1억1000만개 프로그래밍 가능한 지급들을 보유했다. 소비자와 관련해선 스트라이프 간편결제 서비스 링크(Link)가 있다. 2억5000만명 소비자가 링크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보관할 수 있다.
스미스 총괄은 "메타가 필리핀이나 콜롬비아 크리에이터들에게 스테이블코인을 지급 할 때 수취인은 링크 안에서 받는다. 이메일로 로그인하고 잔액을 본다. 지갑 주소도, 체인도 보이지 않는다. 크립토를 없앤다는 서사가 가맹정과 소비자 양쪽 모두에서 가동한다. 가맹점은 스트라이프 잔액을 보고, 소비자는 링크를 본다"고 말했다.
스트라이프 기존 수익 구조는 비자나 마스타카드 카드 결제가 일어날 때마다 카드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수수료에 기반한다. 스트라이프는 가맹점과 카드 네트워크 사이에서 결제를 처리하면서 수수료 일부를 챙긴다.
템포 상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면 카드 네트워크를 거칠 필요가 없어진다. 이렇게 되면 스트라이프 기존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스트라이프는 이걸 알면서도 크립토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드냐 스테이블코인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카드든 스테이블코인 결제든 모두 스트라이프 인프라를 거치도록 하는게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스미트 총괄은 "AI에이전트가 스트라이프 MPP 프로토콜로 카드 토큰을 사용해 결제하면 스트라이프는 기존처럼 카드 수수료를 받는다. 같은 에이전트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면 카드 네트워크를 거치지 않고 템포에서 바로 정산된다. 하지만 가맹점이 돈을 받는 곳은 결국 스트라이프 안이다. 카드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 방식이 바뀌어도 그 변화가 스트라이프 바깥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 스트라이프 안에서 일어난다"고 말했다. 경쟁자가 스트라이프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스트라이프가 스스로를 대체하는 방식이란 얘기다.
스미스 총괄은 "대부분 기업은 기존 수익을 지키면서 새 기술이 천천히 오기를 바란다. 스트라이프는 반대다. 기존 카드 사업을 잠식하는 것을 스스로 만들되, 새로운 결제 흐름도 결국 스트라이프 시스템 안에서 끝나도록 설계했다"면서 "질문은 스트라이프가 크립토 네이티브가 되느냐가 아니라 기업들이 차이를 알아채기 전에 크립토가 스트라이프 네이티브가 되느냐"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크립토 기반으로 결제하는 시나리오가 스트라이프 안에서 먼저 만들어지느냐가 관전 포인트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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