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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규제 완화와 소비자 보호

데일리안|desk@dailian.co.kr (데스크 )|2026.05.05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가 불완전 판매 늘리는 부작용 초래

중도해지 손실에 따른 소비자 피해 및 분쟁 가능성 확대되는 문제 발생

불완전 판매지표 공시, 보험상품에 대한 녹취 의무 등 소비자 보호조치 강화 시급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로 특정 보험사 상품 쏠림과 불완전판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 보호 장치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연합뉴스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로 특정 보험사 상품 쏠림과 불완전판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 보호 장치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20년 가까이 유지해온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 25% (은행이 판매하는 전체 보험상품 중 특정 보험사 상품이 차지하는 최대 비중) 규제를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즉, 금융당국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은행이 특정 보험사 상품을 더 많이 취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올해에는 이를 한 단계 더 나아가 생명보험 상품은 최대 50%, 손해보험 상품은 최대 75%까지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을 허용하는 추가 완화가 확정됐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은행 계열 대형 보험사 상품 쏠림과 '밀어주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은행 계열 및 대형사 상품 비중이 높은데, 규제 완화가 해당 흐름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불완전 판매의 전형적 전조로 볼 수 있는 지표인 청약 철회율은 개선되기보다 일부 악화되는 모습이다.

2025년 상반기 손해보험사 평균 청약 철회율은 4.05%로, 전년 상반기 3.73%에서 0.3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설명이 충분했다면 처음부터 가입하지 않았을 상품에 가입했다가 뒤늦게 철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방카슈랑스 채널은 '은행에서 팔았으니 안전하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신뢰가 오히려 소비자를 방심하게 만들어, 복잡한 구조와 위험한 저축성·변액 상품까지 '예금 비슷한 상품'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부작용이 반복돼 왔다.

최근에도 은행 창구에서 무배당 저축보험을 '적금처럼 원금손실이 없다'고 설명해 가입시킨 뒤, 중도해지 시 예상치 못한 원금손실이 발생해 분쟁으로 이어진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청약 철회율 상승은 단순한 '마음 변심'만이 아니라, 상품의 구조·위험, 그리고 해지 시 손실 가능성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규제 완화 이후 은행이 판매할 수 있는 보험상품의 폭과 비중이 커지면, 특정 보험사의 고수익 상품을 중심으로 한 '판매 촉진'이 진행되고, 고령층·저소득층·금융 취약계층이 복잡한 상품에 편중 가입되는 현상이 심화된다.

사전에 충분히 설명받지 못한 소비자는 변액보험의 손실, 갱신형 보험료 인상 등으로 인한 민원과 분쟁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피해는 단순한 원금손실을 넘어, '은행도 믿을 수 없다'는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를 단순한 판매 채널 규제 완화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유럽과 일본 등 방카슈랑스가 먼저 성장한 국가들은 은행 채널의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대신 소비자보호·이해상충 관리 규제를 함께 강화해 왔다.

유럽연합(EU)은 보험유통지침(IDD)을 통해 은행이 보험을 판매할 때 상품 구조, 수수료, (소비자와 판매 은행 간 또는 소비자와 보험사 간) 이해 상충 가능성을 상세히 설명하도록 의무화하고,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인지 여부를 확인한다.

특히, EU의 특정 국가들은 고령자·취약 계층에게 복잡한 투자성 상품을 판매할 때 별도의 설명 의무나 대면·녹취 의무를 부과하고 불완전 판매 시 은행 책임을 명확히 규정한다.

해외 사례가 보여주는 교훈은 '채널 규제 완화 = 판매 자유 확대'가 아니라, '채널 규제 완화와 소비자 보호 강화의 병행'이다.

따라서 향후 소비자 보호를 위한 구체적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방카슈랑스 판매비중 완화와 연동한 '채널별 불완전 판매 지표' 공개가 필요하다.

금융당국과 보험협회가 이미 수집하고 있는 청약 철회율, 민원율을 은행·보험사·상품·채널별로 집계해 상세히 공시해야 한다.

둘째, 은행 창구에서의 보험 판매에 대해 한층 강화된 설명·녹취 의무를 도입해야 한다.

장기저축성·변액·갱신형 상품 등 구조가 복잡하고 중도해지 시 손실 가능성이 큰 상품에 대해서는, 상품 가입에 따른 손실 위험을 설명하고 녹취·서명을 의무화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령자·취약계층의 경우, 보호자 또는 동반인 확인, 숙려기간 연장, 전화 재확인 등 추가 안전장치를 도입하도록 해야 한다.

방카슈랑스 규제완화는 은행 창구라는 강력한 고객 접점을 활용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 금융업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정책 의도가 담겨 있다.

하지만, 청약 철회율 상승과 민원 사례가 보여주듯, 판매 채널이 넓어질수록 불완전 판매 위험도 함께 커진다.

따라서 판매비중 상한선을 높이는 개혁이 진정한 의미의 금융소비자 선택권 확대가 되려면, 채널별 불완전 판매 지표 공시, 설명·녹취 의무 강화, 이해상충 관리, 분쟁구제 체계 정비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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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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