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봉쇄에 美 원유 수출 급증…코퍼스 크리스티항 ‘최대 분기’
||2026.05.04
||2026.05.04
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원유 수급이 흔들리면서 미국 텍사스의 코퍼스 크리스티 항이 전례 없는 물동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 항만은 전쟁 이전에도 사우디 라스타누라, 이라크 바스라에 이어 세계 3위 원유 수출 기지였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주요 수출항이 사실상 기능을 잃으면서 역할이 더 커졌다.
4일 시장조사업체 크플러에 따르면 미국 원유 수출량은 4월 하루 520만배럴로, 전쟁 이전인 2월(390만 배럴)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코퍼스 크리스티 항은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처리하고 있다.
항만 운영사에 따르면 3월 한 달 선박 입항은 240척을 넘어 평소(약 200척)를 크게 웃돌았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도 하루 50~60척 수준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항만 측은 CNBC에 “탱커가 끊임없이 드나드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수요 급증은 아시아 수요 변화와 맞물려 있다. 그동안 중동산 원유에 의존하던 아시아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히자 미국산 원유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크플러의 매트 스미스 연구원은 “아시아 시장은 확보 가능한 물량을 가리지 않고 사들이는 상황”이라며 “특히 미국의 경질유(light sweet crude)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원유 성질 차이다. 미국산 경질유는 황 함량이 낮고 가벼운 반면, 중동산 원유는 상대적으로 무겁고 황 함량이 높은 ‘중질유’다. 많은 아시아 정유시설은 중질유 처리에 최적화돼 있어 미국산 원유는 완전한 대체재가 되기 어렵다.
물류 인프라도 제약 요인이다. 현재 미국의 원유 수출은 하루 500만배럴 초반이 사실상 상한선으로 거론된다. 코퍼스 크리스티 항 역시 파이프라인 용량 한계로 하루 약 260만배럴 수준에서 처리 능력이 제한된다. 항만 측은 파이프라인이 확충될 경우 추가로 하루 50만배럴 정도 확대 여지는 있다고 보고 있다.
중남미나 서아프리카산 원유가 일부 대체 공급원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중동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쟁 이전 기준으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스미스 연구원은 “중동 공급 공백은 다른 지역으로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라며 “결국 해협 안정과 중동 공급 정상화가 해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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