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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함 변호사부터 파트너까지…변호사 시장, 양극화 심화

아시아투데이|손승현|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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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변호사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업계 내부에 '보이지 않는 계층 구조'와 함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년차 변호사 A씨는 지난해 초부터 공유 오피스 한 켠에 주소만 두고 서울 서초동 카페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사물함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물함 변호사란 사무실을 마련하지 못해 사물함을 송달 장소로 사용하는 변호사를 의미한다.

A씨는 근무하던 법률사무소를 나와 독립 사무실을 차리는 '개업 변호사' 방식도 고려했지만, 비용 부담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는 "사무실 월세만 해도 200~300만원 수준인데, 직원까지 고용할 경우 인건비로 200만~300만원이 더 나간다"며 "사물함 변호사로 활동하면 고정 비용은 거의 들지 않고 사건을 수임한 만큼이 곧 수입으로 이어지는 구조라 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A씨는 영업부터 사건 수임, 서면 작성, 기록 열람·등사까지 전 과정을 혼자 맡고 있다. 경험을 빠르게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업무 부담이 크고 수익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특히 인프라 부족은 수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의뢰인들이 단순한 법률 상담을 받는 수준을 넘어 깔끔한 사무실, 직원 응대 등 눈에 보이는 요소에서 신뢰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최근 A씨는 다시 로펌에 합류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어쏘 변호사(로펌에서 일정한 월급을 받으며 일하는 변호사)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변호사시험 합격 이후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는 단계지만, 업무 강도 대비 보상이 적고 이후 경로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제 막 변호사로 활동한 지 6개월 차에 접어든 어쏘 변호사 B씨는 "의뢰인 대응이 가장 큰 스트레스다. 인생이 걸린 문제인 만큼 수시로 연락을 취하고 주말이나 퇴근 이후에도 상담 요청이 이어지다 보니 힘들다"며 "노동 강도에 비해 연봉은 적다고 느껴진다"고 했다.

B씨는 최근 업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 서면 작업 등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흐름이 자리 잡으면서, 로펌의 인력 수요는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분위기다. 아울러 소액 사건을 중심으로 '나홀로 소송(당사자 소송)'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변호사 선임 비용을 아끼기 위해 당사자가 직접 AI를 활용해 소송을 진행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어쏘 변호사들이 맡아왔던 업무 영역도 점차 줄어드는 것이다.

아울러 어쏘 변호사에서 다음 단계인 파트너 변호사로의 이동 역시 '바늘구멍에 실 꿰기'이다. 통상적으로 파트너 단계까지는 최소 5~6년의 경력이 필요한데, 어쏘 변호사들은 1년 단위 계약 구조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그 벽을 뚫기란 쉽지 않다.

이처럼 로펌 내에서 역할과 보상, 승진 등이 단계별로 나뉘며 변호사 시장의 구조적 양극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위 단계로 갈수록 수익과 권한이 집중되는 반면, 하위 단계로 내려갈수록 경쟁은 심화되면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변호사 시장이 포화되면서 이러한 계층 구조는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대한변호사협회가 공개한 올해 기준 국내 전문자격사 현황에 따르면, 변호사 등록자 수는 3만8235명이며 이 중 개업자는 3만2168명으로 나타났다.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이들 대부분이 시장에 진입해 실제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 파트너 변호사는 "업계 진입 이후 신규 변호사들이 버티는 것 자체가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며 "로펌 입장에서도 채용을 굳이 안 하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어 "로펌 내부도 결국 소수의 상위 파트너에게 사건과 수익이 집중되고, 중간층은 점점 얇아지는 구조로 가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안정적인 조직이라기보다 경쟁이 내부에 층층이 쌓인 피라미드 구조에 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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