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유전체 해독의 개척자’ 크레이그 벤터… 79세 나이로 별세
||2026.05.01
||2026.05.01
인간 유전체(게놈) 해독을 이끌었던 미국의 과학자 존 크레이그 벤터가 7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크레이그벤터연구소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벤터가 암 치료 과정 중 숨졌다고 밝혔다. 크레이그벤터연구소는 벤터가 설립한 비영리 연구 기관이다.
벤터는 1990년대 인간 유전체를 해독하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진행되던 시기, 셀레라 지노믹스를 설립하고 독자적인 유전체 분석을 이끌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에너지부(DOE) 등이 지원하던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진행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다고 판단, 독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이들과 경쟁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벤터가 개발한 ‘샷건 시퀀싱’은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진행 속도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디옥시리보핵산(DNA)을 무작위의 작은 단위로 쪼갠 뒤 각 조각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이를 다시 조립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방식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유전체 분석이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후 벤터의 샷건 시퀀싱을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적용하면서 진행은 속도가 붙었다. 벤터와 인간 게놈 프로젝트 연구진은 벤터는 2000년 인간 유전체 초안을 함께 발표했다. 인간의 질병과 유전적 기원을 밝히는 데 가장 중요한 이정표가 탄생한 순간이다. 이후 200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 연구진이 유전체에서 핵심 기능을 하는 92%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으며, 2022년에는 나머지 8%에 대한 해독도 이뤄지면서 세포 분열에 해당 부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벤터는 인간 유전체 분석에 기여한 공로로 2007년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에서 수여하는 ‘니런버그 상’을 수상했다. 2009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 과학 훈장까지 받았다.
젊은 시절 베트남전까지 참전했던 그는 전장에서 겪은 기억을 바탕으로 의학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으며, 이후 휴먼 론지비티(Human Longevity)와 디플로이드 지노믹스(Diploid Genomics)를 창업하기도 했다. 휴먼 론지비티는 AI와 노화 연구를 결합해 수명을 연장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디플로이드 지노믹스는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질병 진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벤터가 개발한 유전체 분석 기술은 현재 진보된 기술이 나오면서 사용되고 있지 않으나, 유전체 연구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앤더스 데일 크레이그벤터연구소 대표는 “그의 리더십과 비전이 유전체학계와 합성생물학의 발전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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