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살리고 떠난 럭비 영웅’ 고 윤태일, 퇴근길 참변에도 산재 불인정…유족 ‘눈물’

데일리안|kimrard16@dailian.co.kr (김평호 기자)|2026.04.29

근로복지공단 “관리자 모임 회식은 사적 모임… 업무 연관성 없다” 부지급 결정

유족 측 “24명 참석한 부서 신년회가 사적 모임?” 반발

럭비 국가대표 출신 고 윤태일.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럭비 국가대표 출신 고 윤태일.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장기 기증을 통해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난 대한민국 럭비 국가대표 출신 고 윤태일(43) 선수의 유족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유족급여 부지급(산재 불인정)’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서 관리자들이 대거 참석한 공식 신년 회식 후 귀가 중 사고였음에도, 공단 측은 이를 ‘사적 모임’으로 규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근무하던 윤 선수는 지난 1월 8일 오후 8시경, 부서 신년 회식을 마치고 본인 소유 오토바이로 귀가하던 중 불법 좌회전 차량에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사 판정을 받았고, 지난 1월 13일 최종 사망했다.

고인은 2010 광저우·2014 인천 아시안게임(AG)에서 2연속 동메달을 거머쥔 국가대표 출신 럭비 선수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고인은 장기 기증을 통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명의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떠난 사연이 알려지며 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기도 했다.

사망 이후 유족들은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며 유족급여를 신청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최근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공단 측이 내세운 결정적 이유는 해당 회식의 ‘공식성 결여’다.

럭비 국가대표 출신 고 윤태일.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럭비 국가대표 출신 고 윤태일.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데일리안'이 입수한 공단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모임은 기장1과 관리자(과장·기장·직장·반장 등)들의 비공식 모임이다. 공단은 총 회식비 132만원 중 대부분인 112만원이 회원들이 매달 낸 회비에서 충당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회사가 법인카드로 결제한 20만원에 대해서는 “기장1과 과장이 격려 차원에서 지출한 ‘은혜적 사용'의 성격일 뿐, 사업주가 주관한 공식 행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참석 강제성이 없었다는 점도 업무상 재해로 불인정하고,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의 이유로 명시했다.

유족 측은 "공단의 판단이 현장 실무자들의 업무 문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유족이 공개한 고인의 휴대폰 스케줄표에는 사고 당일인 1월 8일이 ‘관리자 회식’이라고 명확히 기재돼 있다. 고인이 이를 부서 차원의 공식 업무 연장선으로 인식했다는 증거라는 주장이다.

또한 고인이 사고 직전 아내에게 남긴 카톡 메시지에도 “회식하고 집에 가면 8시쯤 될 것 같다”며 회식 장소 도착 알림과 귀가 예정 시간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등 해당 모임이 통상적인 업무의 연장선에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아내 김 모 씨는 “참석 대상 25명 중 24명이 참석한 모임을 어떻게 사적 친목 도모라고 볼 수 있느냐”며 “회비로 비용을 충당했더라도 관리자급이 대거 모여 새해 각오를 다지는 자리에 법인카드까지 일부 지원됐다면 이는 명백한 회사의 관리 하에 있는 행사가 아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근로복지공단 조사결과보고서. ⓒ 윤태일 선수 유족 제공
근로복지공단 조사결과보고서. ⓒ 윤태일 선수 유족 제공

한편, 지난 16일부터 OK 읏맨 럭비단 주관으로 윤태일 선수를 기리기 위한 '추모 성금 모금'이 럭비계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다음달 3일에는 '2026 전국 실업리그' 마지막 6라운드 경기장에서 성금 모금 및 교육 장학금 전달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윤태일 선수 공동 성금 모금을 기획한 OK 읏맨 럭비단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떠난 고인의 빈자리를 견디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유족분들께서 마주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마음이 참으로 무겁다”며 “동료의 슬픔을 내 아픔처럼 여기는 우리 럭비 정신처럼, 이번 사안이 부디 고인의 명예와 유가족의 마음을 보듬는 좋은 방향으로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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