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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반사이익 나눠라”… 카드사에 쏟아지는 ‘상생’ 화살

IT조선|전대현 기자|2026.04.26

고유가로 카드사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상생’ 압박이 커지고 있다. 기름값이 오르면 카드사 수수료 수익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인 데다, 27일부터 약 6조원 규모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도 시작되기 때문이다. 주유소 업계는 카드 수수료율 인하 요구를, 금융당국은 주유 특화카드 혜택 확대 등 지원책을 주문하고 있다.

/ 나노바나나2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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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6.45원, 경유 가격은 2000.53원으로 집계됐다. 중동전쟁 전인 지난 2월 월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1688.6원에서 18.8%, 경유는 1587.2원에서 26.0% 올랐다.

현재 주유소 업종은 카드사에 전체 매출액의 1.5% 수준의 가맹점 수수료로 내고 있다. 기름값이 오르면 주유소의 판매 단가가 올라가고, 이에 따라 카드사가 받는 수수료 수익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2025년 판매 물량을 기준으로 단순 추산하면 평균 유가가 리터당 1600원일 때 카드사의 주유소 수수료 수익은 8300억원, 1800원일 때 9338억원, 2000원일 때 1조375억원으로 늘어난다. 유가가 200원 오를 때마다 카드사 수수료 수익이 약 1038억원 증가하는 셈이다.

유가가 2000원 수준에서 고정될 경우 주유소의 연간 카드수수료 부담은 지난해보다 2095억원(25.3%)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주유소 업계가 고유가 기간에 한해 카드 수수료율을 탄력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한국석유유통협회와 한국주유소협회는 최근 긴급 호소문을 내고 고유가 기간에 한해 카드 수수료율을 현행 1.5%에서 0.8~1.2%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두 협회는 지난 22일 제22대 국회의원 249명에게도 ‘고유가 위기 극복을 위한 석유대리점·주유소 업계 긴급 호소문’을 발송했다.

한국석유유통협회 관계자는 “기름값이 오르면 주유소 매출이 늘어 업계가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류세와 카드수수료 부담이 함께 커지는 구조”라며 “중동 사태로 매년 진행하던 관련 국회 토론회나 세미나도 제대로 열지 못하고 있지만, 카드수수료 부담 완화 필요성은 국회와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를 향한 상생 압박은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을 앞두고 더 커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27일부터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 가구를 대상으로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신청을 받는다. 피해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신용·체크·선불카드로 받은 지원금은 매출액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약 6조원 규모의 정책성 자금이 풀리면서 카드사도 일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지원금 사용처가 영세가맹점 중심으로 제한되는 만큼 카드사 수익 기여도는 크지 않지만, 지급 창구 역할을 하면서 신규 고객 유치와 카드 이용 확대 등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도 카드업계에 고유가 대응을 위한 비용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중동 상황 관련 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이 위원장은 중동발 리스크 장기화를 언급하며 “금융이 실물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민간 금융사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당국은 카드업계에 주유 특화 신용카드 이용 시 추가 할인·캐시백을 제공하거나 카드 발급 고객에게 연회비를 환급하는 등의 지원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 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해 대중교통 특화카드 환급 혜택을 카드사 자체 재원으로 추가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카드사들은 주유소 업계의 한시적 수수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정 가맹점만을 대상으로 수수료율을 낮추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고, 기존에 없던 선례를 만드는 것 자체도 부담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주유소가 이미 40여 년간 특수가맹점으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아 왔다고 설명한다. 현재 주유소 카드 수수료율은 최고 1.5%로 사실상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주유소는 이미 일반 가맹점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며 “주유 할인과 포인트 적립 등 카드 혜택 비용까지 감안하면 실제 비용 부담은 2.1% 수준에 이르는데, 유가 상승으로 승인액이 늘었다고 해서 카드사가 그대로 이익을 보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했다.

카드사들은 수수료율을 직접 낮추기보다는 주유 특화카드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부담 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 신한카드, 국민카드, 하나카드, NH농협카드 등은 최근 일부 주유 특화카드 연회비 면제나 캐시백 등 혜택을 내걸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고유가 국면에서 주유소 부담이 커지는 것은 맞지만, 카드사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상황”이라며 “일시적 상황을 이유로 특정 업종 수수료를 낮출 경우 다른 업종으로 요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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