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요구 80%가 현대차그룹…임단협 전부터 ‘원청 압박’ 현실화
||2026.04.15
||2026.04.15
금속노조 원청 교섭 요구 2만명…80%가 현대차그룹
임단협도 하기 전인데…원청-하청노조 압박
“교섭거부는 불법”…노란봉투법發 ‘무한 교섭 딜레마’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 여파가 현실화되며 현대차그룹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시즌을 앞두고 이례적인 ‘교섭 압박’에 직면했다. 임단협 상견례도 시작하지 않은 1분기부터 교섭 요구가 집중되면서 노사 갈등이 조기 격화되는 양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지난 3월 10일 노조법 개정 이후 약 한 달간 원청 교섭을 요구한 인원이 2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약 80%가 현대차그룹 계열 및 협력사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노조는 이날 현대차 본사 앞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원청 교섭을 공식 요구할 계획이다. 원청교섭 요구 당사자 조합원 1000여명이 집결해 요구안을 직접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금속노조는 “현대차가 교섭을 거부할 명분은 없다”며 “교섭 거부는 부당노동행위다. 사용자가 부당노동행위를 하면 노동조합은 이를 막기 위한 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상 임단협이 본격화되는 2분기 이전부터 교섭 요구가 집중된 것은 지난 3월 10일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의 여파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가 원청 기업에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법안으로, 시행 한 달 사이 노동위원회에 무려 1000개가 넘는 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집회를 기점으로 교섭 요구가 또 다른 하청 노조로 추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입장에선 부담이 상당한 상황이다. 원청노조와 2분기 본격적인 상견례를 시작하기도 전에 원·하청 노조로부터 상당한 교섭 압박을 받게 된 것이다. 노란봉투법 이전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된 셈이다.
특히 완성차 업체 특성상 수많은 협력사를 줄줄이 두고 있는 만큼, 교섭 창구 자체가 사실상 무한대로 늘어나는 구조가 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1·2·3차 하청과 일반 구매 협력사 등까지 합하면 무려 8500곳에 달한다.
또, 교섭 진행 여부와 별개로 ‘요구 횟수’ 자체가 압박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교섭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반복적인 요구가 이어지면 기업 입장에서는 대응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
동시에 교섭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원청이 정당한 교섭을 거부한다’는 프레임이 형성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으로선 계열사와 협력업체 노조 전반에 교섭 요구가 들끓는 상황에서, 여론전까지 겹칠 경우 부담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핵심 쟁점”이라며 “교섭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경영 부담이 급증하고, 반대로 거부할 경우 법적 분쟁과 여론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는 딜레마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생산 차질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현대차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미국·유럽은 물론 신흥시장에 이르기까지 해외 거점별 투자와 전략을 전부 다르게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 생산기지에서의 노사 불확실성까지 겹칠 경우, 생산 일정과 비용 구조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올해 임단협은 통상임금, 정년 연장, 전동화 전환에 따른 고용 안정 문제 등 굵직한 의제가 예정돼 있다. 여기에 원청 교섭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올해는 협상 난이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법 해석을 둘러싼 노사 간 시각차가 큰 만큼 초기 협상 구도 형성 과정에서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하청 노조들이 제각기 교섭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민주노총 같은 상위단체에 가입할 수도 있다. 지난 한달 간 들끓었던 교섭 요구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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