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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왔는데 제도는 SI 시대"…SW업계, 망분리·대가체계 개편 촉구

디지털투데이|손슬기 기자|2026.04.13

13일 이해민 의원실 주최 2026 디지털 정책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자유토론하고 있다. [사진: 디지털투데이]
13일 이해민 의원실 주최 2026 디지털 정책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자유토론하고 있다. [사진: 디지털투데이]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소프트웨어(SW) 산업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국내 제도와 발주 구조는 여전히 시스템 통합(SI) 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공·금융 망분리, 인력투입형 대가체계, 용역 중심 공공조달 관행이 AI 전환을 막는다는 비판이다.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 디지털 정책포럼'에서 업계·학계·정책 전문가들은 AI 내재화를 가로막는 제도 개편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축사에서 "AI 3대 강국을 외치지만 AI를 이루는 파운데이션 분야는 'AI'라는 단어가 없다는 이유로 예산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며 "SW 산업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에 나선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는 망분리 규제를 대표적 걸림돌로 꼽았다. "현장에서는 코딩 100줄 중 90줄을 AI가 써준다"면서도 "정작 공공·금융기관에서는 클로드나 오픈AI 같은 외부 서비스를 연결해 쓸 수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랙터가 도입된 시대에 직원들을 낫 들고 보내는 격"이라며 물리적 차단 방식 대신 미국 제로 트러스트 정책처럼 암호화·모니터링 기반 논리적 보안으로의 전환을 주문했다.

비용 구조 변화도 짚었다. 이 대표는 "요즘 IT 업계 대표들은 인건비를 월급 플러스 토큰비라고 할 정도"라며 "SW 기업들이 다양한 LLM을 연동해 쓸 수 있는 토큰 비용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조달을 두고서는 "실적이 없으면 조달 등록이 안 되고, 실적을 만들려면 조달에 올라가야 하는 모순적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현 제도가 AI 전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승현 포티투마루 부사장은 "공공용 G클라우드, 금융용, 민간용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내 SW 산업은 희망이 없다"며 "AI는 2주마다 바뀌는데 정보화전략계획(ISP)·예비타당성조사·제안요청서(RFP) 절차를 밟는 동안 처음 기획이 고착된다. 패스트트랙을 열지 않으면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대가체계 개편 요구도 쟁점으로 부상했다. 현행 공공 SW 사업은 투입 인력 수와 경력에 따라 단가를 매기는 맨먼스(man-month) 방식이 기본이다. AI가 개발 생산성을 높일수록 인건비 산정 기준이 무너지는 구조여서, 기업들이 AI를 도입해도 수익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강철하 미래융합정책연구소 소장은 "AI와 통합된 SW 기업에는 컴퓨팅·인프라 비용까지 단가에 반영되는 가치 기반 대가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호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박사도 "현재 과금 구조가 머릿수 계산·원가 마진 방식이다 보니 SI가 구시대 취급을 받는 것"이라며 "도메인과 AI가 융합하는 시대에 SI 역량은 오히려 자산"이라고 했다.

정부도 제도 정비 필요성을 일부 인정했다. 권오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산업과장은 "AI 에이전트 부상으로 SW 산업의 큰 지각변동이 발생한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토큰 비용은 바우처·세액공제, 보안은 규제 프레임 전환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공 SW 사업 대가체계와 폐쇄적 환경 개선, 예산 체계 개편도 검토 과제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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