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으로 버티는 타이어 업계… 장기전 땐 수익성 급락 우려
||2026.04.09
||2026.04.09
중동 전쟁 여파가 타이어 업계를 직격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과 해상 운임이 동시에 오르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업계는 비축 물량을 바탕으로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는 물론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난 2025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타이어 업계는 전쟁이라는 새로운 변수에 직면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동 해상 물류가 흔들리고 있고, 이는 나프타를 비롯한 석유화학 기초 원료 가격과 수급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타이어 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직접적으로 자극하고 있다. 타이어는 합성고무, 카본블랙, 코드류, 비드와이어 등 주요 원재료 대부분이 석유화학 제품에 의존한다.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경우 원재료의 약 51~53%가 석유화학 제품으로, 원가의 절반 이상이 유가와 연동되는 구조다. 업계에서 타이어를 ‘원가 민감 업종’으로 분류하는 이유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구조적 특성상 전쟁 리스크가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핵심 원재료 공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해상 운임 상승과 고유가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주요 업체들은 현재까지 전쟁으로 인한 직접적인 생산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특성상 통상 6개월에서 최대 1년치 원재료를 사전에 확보해 두고 있어 단기적인 수급 문제는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주요 업체들은 원재료 발주와 수급에 큰 어려움이 없고 생산과 납품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상황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조달 체계 다변화를 기반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 상승이 재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영향이 확대될 수 있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는 “이미 일정 수준의 원재료를 비축하고 있어 당장의 생산과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중동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장기화될 경우 운임과 원재료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해외 생산 물량의 국내 반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넥센타이어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전망은 신중하다. 넥센타이어 측은 “중동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어서 향후 전개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비축 물량을 활용해 생산과 납품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원재료 가격과 운임 상승이 지속될 경우 가격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전반에서는 현재 상황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해상 운임 상승과 원재료 가격 인상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비용 부담이 누적될 경우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타이어는 완성차 생산에 필수적인 부품인 만큼, 이 같은 변화는 자동차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완성차 생산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고, 타이어 가격 인상은 완성차 업체와 소비자 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전쟁 리스크는 단순한 원가 문제를 넘어 완성차 공급망 전반을 흔들 수 있는 변수로 평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는 비축 물량으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며 “판가 인상 등 전략 수정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타이어를 시작으로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이어지는 연쇄 충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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