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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면에 내건 총수들… 삼성·SK·LG·현대차 ‘4色 전략’

IT조선|변상이 기자|2026.04.09

인공지능(AI)이 산업의 중심축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직접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과 SK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에 집중하는 반면, LG와 현대차는 서비스와 모빌리티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AI를 둘러싼 이들의 선택이 산업 주도권의 향방을 가를 분기점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 각 사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 각 사

AI 확산의 최대 수혜 분야로 꼽히는 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가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두 기업 모두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말 약 일주일간 중국에 머물며 현지 정부 고위 인사와 주요 빅테크 기업들을 잇달아 만났다. 베이징에 밀집한 바이두, 바이트댄스 등과 AI 및 반도체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샤오미, BYD 등 전기차 업체와의 접촉을 통해 전장 부품 공급 확대를 모색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은 반도체를 넘어 전장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는 만큼, AI와 전기차를 연결한 사업 기회를 동시에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은 미국으로 향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열린 GTC 2026에 참석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함께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를 찾았다. AI 메모리 분야에서의 협력 관계를 대외적으로 부각한 행보다.

특히 황 CEO가 전시 제품에 남긴 ‘JENSEN ♡ SK HYNIX’ 메시지는 양사 협력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최 회장이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의 교류를 적극 공개하는 것도 AI 인프라 경쟁에서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LG는 AI를 제품 경쟁력 강화에 그치지 않고, 구독과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전 사업에서 축적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였던 구광모 회장도 AI 경영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구 회장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AI 기업들과의 협력 가능성을 점검했다. 팔란티어 경영진과 만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와 산업 적용 사례를 논의했으며, 로봇지능 기업 스킬드AI 측과도 협업 가능성을 타진했다.

현대차는 AI를 자동차에 접목해 ‘이동수단의 지능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 제조업을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을 추진하며, 차량을 하나의 ‘AI 디바이스’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정의선 회장도 모빌리티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전북 새만금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도 추진 중이다.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을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 확보 차원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AI 확산은 국내 재계의 경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과거처럼 완제품 경쟁에 머무르지 않고, AI 생태계 내에서 어떤 역할을 맡느냐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개별 기업의 기술력뿐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십 자체가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총수들의 글로벌 협력 행보도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장은 반도체, 데이터센터, 서비스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다”라며 “핵심 수요와 기술 표준을 빅테크가 주도하는 만큼 초기 단계부터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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