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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설탕부담금, 세수 확보 초점 맞추면 안돼…기업 스스로 줄이게 해야”

조선비즈|방재혁 기자|2026.04.07

“소비자들은 설탕부담금이 일반 세금보다는 특정 목적을 위한 ‘부담금’ 형태로 부과되기를 더 선호한다. 확보된 재원을 청소년 건강 증진이나 비만 예방 교육 등 올바른 용처에 사용한다는 사회적 신뢰와 합의가 정책 성공의 전제 조건이다.”

박성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품원예경제연구실장은 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정책토론회’에서 “설탕부담금이 부과되면 식품·음료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고용·투자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정책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방재혁 기자
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정책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방재혁 기자

이날 토론회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공동 주최로 열렸다.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담배처럼 설탕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쓴 바 있다. 관련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이날 토론회가 열렸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초점을 세수 확보에 맞추면 안된다”라며 “기업이 스스로 설탕 함량을 낮추도록 유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는 영국의 ‘산업 부담금’ 방식을 꼽았다. 박은철 연세대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 교수는 “영국은 100mL당 설탕 5g과 8g을 기준으로 구간을 나눠 차등 부과한다”며 “이 방식은 기업에 ‘설탕을 줄이면 세금을 안 내도 된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당 함량에 따라 3단계로 차등 부과하는 설탕부담금 도입안을 제시했다. 해당 방안은 당 함량 기준 3단계 종량세 구조가 핵심이다. 100mL당 당 함량 5g 이상 8g 미만에는 L당 225원, 8g 이상에는 L당 300원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5g 미만 제품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해당 안에 따르면 당류 27g이 포함된 250mL 캔에는 약 75원, 500mL 페트에는 약 150원의 부담금이 붙는다.

박 교수는 “실제 영국에서는 제도 시행 전 유예 기간 동안 대다수 제조사가 세금을 피하기 위해 당 함량을 기준치 이하로 낮췄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가 줄어들겠지만, 국민의 당 섭취량 감소라는 정책 목표 측면에서는 가장 완벽한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어느 단계에서 부담금을 매기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클 지에 대한 전략적 분석도 이어졌다. 발제자로 나선 최성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전망센터장은 “판매 단계의 종가세(가격 비례)보다 제조 및 출고 단계의 종량세(양 비례)가 정책 효과가 크다”며 “제조 단계에서 부담금을 부과하면 기업은 직접적인 원가 압박을 느끼고 제품 설계 단계부터 당 함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유통 단계에서의 부과가 단순한 물가 상승으로 귀결될 우려가 있다면, 제조 단계 부과는 기업의 자발적인 제품 혁신을 이끌어내는 동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정책토론회’. /방재혁 기자
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정책토론회’. /방재혁 기자

설탕부담금이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박 교수는 “건강 위해 요인에 대해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을 걱정하며 방치하는 것은 오히려 보건 정의에 어긋난다”며 “담배와 마찬가지로 설탕 역시 소비를 줄임으로써 얻는 저소득층의 건강 개선 이익과 의료비 절감 효과가 세금 부담보다 훨씬 크다”고 했다.

다만 도입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박 실장이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는 설탕부담금 도입에 대해 찬성 38.3%, 반대 40.0%로 의견이 엇갈렸다. 부담금 부과 시 다른 당류 식품으로 소비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응답은 68.8%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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