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하면 금리 오른다”… 예·적금에 스며든 스포츠 팬덤
||2026.04.04
||2026.04.04
은행권이 스포츠와 팬덤,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한 시즌 금융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예·적금 상품이 ‘즐기는 금융’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e스포츠 팬덤을 겨냥한 적금을 출시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메인 파트너이자 T1 공식 스폰서인 우리은행은 ‘우리 T-WON 적금’을 중심으로 한 3종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적금은 100일 동안 매일 일정 금액을 납입하는 구조로, 팬 참여도에 따라 금리가 올라가는 것이 특징이다. 기본금리는 연 2.6%지만, 일정 기간 이상 납입과 e스포츠 커뮤니티 참여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6.6%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카드 상품과 청소년용 카드에도 T1 디자인을 적용해 팬 경험을 강화했다.
신한은행은 프로야구를 금융상품과 결합했다.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적금’은 응원팀 성적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는 구조다. 기본금리 연 2.5%에 최대 2.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5.0%까지 적용된다. 한국시리즈 우승,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 등 경기 결과가 금리에 직접 반영되는 방식이다.
여기에 ‘SOL 판타지야구’ 등 디지털 플랫폼 참여를 연계해 금융과 게임 요소를 결합했다. 단순한 적금 상품을 넘어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은행도 지역 연고 구단과 결합한 상품으로 대응하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롯데자이언츠 성적에 연동된 ‘BNK가을야구예금’과 ‘BNK가을야구적금’을 내놨다. 예금은 최고 연 3.20%, 적금은 최고 연 3.40% 금리를 제공하며, 팀 승수와 거래 실적 등에 따라 금리가 달라진다. 특히 해당 상품은 출시 20주년을 맞은 장수 상품으로, 지역 팬덤과 금융을 결합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광주은행 역시 KIA타이거즈 팬층을 겨냥한 ‘KIA타이거즈 우승기원 예·적금’을 출시했다. 팀 성적과 경기장 방문 인증 등 다양한 조건을 통해 금리가 추가되는 구조로, 예금은 최고 연 3.25%, 적금은 최고 연 3.65% 수준이다. 지역민과 팬덤을 동시에 겨냥한 상품으로, 매 시즌 반복 출시되는 스테디셀러라는 점에서 고객 충성도 확보 전략이 뚜렷하다.
한편 하나금융그룹은 스포츠 대신 ‘유스(Youth)’ 시장을 겨냥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원픽(ONE PICK) 통장’과 체크카드를 출시해 미래 고객 선점에 나섰다. 통장은 최대 연 2.0%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형태로,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체크카드는 소비 패턴에 맞춘 캐시백과 할인 혜택을 제공해 금융 입문 단계부터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은행권 예적금 상품은 비금리 요소가 특징이다. 예적금 금리가 2%대로 내려오면서 고금리 마케팅은 한계가 있어서다. 대신 팬덤 참여, 게임 요소, 플랫폼 활동 등 고객별 흥미 요소를 공략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 체류 시간과 거래 빈도를 높일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금융상품을 하나의 콘텐츠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경험과 관련된 상품 출시는 지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