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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대법원장 탄핵 실현되나?…범여권, 도 넘은 사법부 겁박 도마에

데일리안|jhkim@dailian.co.kr (김주훈 기자)|2026.03.27

與 지도부는 선 긋고…112명은 고삐

윤석열·조지호 빼고 모두 '기각'…

대법원장 탄핵, 사실상 '경고용'?

野 "잊을 만하면 탄핵 타령" 조롱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범여권에서 헌정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탄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야권에선 "헌정 질서를 위협하는 행동"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이 여당의 사법개혁 마지막 퍼즐인 만큼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는 분위기다. 다만 중도층 민심이 지지를 보낼지는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탄핵 사유 대부분이 이재명 대통령 판결에 대한 복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을 내렸다고 사법부 수장을 탄핵하겠다는 발상이야말로 민주주의의 탈을 쓴 의회 독재"라면서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탄핵 타령'을 그대로 받아들일 국민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원내 진보 정당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론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1대 대선을 앞두고 대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자, 민주당에선 곧바로 조 대법원장 탄핵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재판부가 공판을 대선 이후로 연기하자 반발은 수그라들었지만, 조 대법원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은 확산됐다. 당시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선거 관여를 목적으로 이 대통령에 대해 정치적인 판결을 내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부턴 노골적인 사법부 압박이 시작됐다. 조 대법원장을 대상으로 한 청문회가 강행되거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질의응답을 요구했다. 특히 국정감사의 경우 관례에 따라 대법원장은 인사말 이후 이석해 퇴장 수순을 밟아야 하지만, 여당은 대선 개입 의혹 관련해 답변을 해줘야 한다며 신경전을 펼쳤다.

여당은 당시 조 대법원장이 지난 대선을 앞두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만나 이 대통령 재판에 대해 "대법원이 알아서 하겠다"고 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 대법원장은 법사위 국정감사 마무리 발언을 통해 "신속한 심리와 판결 선고의 배경에 관해 불신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의혹을 일축했지만, 여당은 이후에도 '회동설'을 가지고 사퇴를 지속적으로 압박했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을 비롯해 범여권 의원 112명이 서명한 탄핵소추안 초안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탄핵 사유가 이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관련 내용이다. 사실상 대선 도중 초유의 후보 낙마가 벌어질 가능성을 만든 조 대법원장에 대한 복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다.

탄핵안에 제시된 구체적인 탄핵 사유는 △사건 접수 및 정상 배당 절차의 무시 △헌법상 소부(小部) 심판권 침해 및 절차적 위법 △상고심의 본질적 한계 일탈 및 위법한 사실인정 △판례 변경 없는 부당한 파기환송 및 정치적 중립 위반 △국회 위증 및 12·3 내란 사태에 대한 직무유기 등이다.

특히 초안에는 파기환송과 관련해 "총칼 대신 판결문으로 권력을 찬탈하려 한 치명적인 현대판 사법 쿠데타"라고 규정하거나, 이른바 '별동대'라고 불리는 비공식 재판연구관 조직에 사건을 불법적으로 사전 배당했다는 등 주장이 담겼다.

김태년, 이재강,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김준형 조국혁신당, 최혁진 무소속 의원 등이 지난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 의원모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태년, 이재강,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김준형 조국혁신당, 최혁진 무소속 의원 등이 지난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 의원모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야권에선 '별동대'의 경우 일부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에서 제기됐다는 점을 들어 "검증되지 않은 진보 유튜브발 의혹에 기대어 탄핵소추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곽규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법원장이 공동연구관들을 통해 기록을 가로챘다는 음모론적 시각을 공당의 탄핵소추안에 그대로 옮겨 담았다"며 "민주당은 유튜버의 허무맹랑한 주장을 진실로 둔갑시켜 사법 정의를 훼손하려는 당내 '사법탄압 별동대'를 해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헌법 제65조에 따르면 법관의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하며, 의결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까지 112명의 의원이 탄핵안에 서명해 발의 요건은 충족한 상태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그동안 조 대법원장의 거취를 압박했지만, 단순히 사법부 수장을 압박하는 것과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법원장을 탄핵하는 것은 파급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도부는 여전히 개별 의원의 주장이라고 치부하며 당이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범여권 일부에선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의 최종적인 완성을 위해선 조 대법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제도개혁 이후에는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 의원 모임' 간담회에서 "제도개혁보다 중요한 것이 인적 청산인 만큼,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민 불신을 걷어내지 않고선 법원이 제대로 정상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즉, 사법개혁 완수를 동력으로 삼아 조 대법원장 탄핵까지 처리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쉽게 물러나지 않을 분위기다.

다만 정치권에선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이 사실상 경고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내 진보 정당이 윤석열 정부 들어 탄핵을 추진한 인사는 30여 명에 이르렀지만, 인용된 사례는 윤 전 대통령과 조지호 경찰청장이 유일했다. 이마저도 12·3 비상계엄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

그러다 보니 여권 일부에선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과 정부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당 지도부가 이번 사태를 조율하는 것이 아닌,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인식을 주는 탓에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하면 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부담스럽지 않겠느냐"면서 "추진해도 지방선거 이후에 하는 것이 안전한데, 시기적으로 예민한 사안은 피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부 정상화를 위해 어떤 마음에서 추진했는지는 이해가 가지만, 이 문제는 지도부가 나서야 한다"며 "선거 기간에는 자제하자며 조용하게 정리해야 할 것 같지만, 현재로선 이뤄지고 있는지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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