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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대 지수, 美·이란 평화 협상 줄다리기 속 동반 상승

조선비즈|유진우 기자|2026.03.26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 전반에 퍼지며 투자 심리를 끌어올린 결과다. 물가 상승 주범으로 꼽히던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점도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24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 현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작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 현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작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30개 종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5.43포인트(0.66%) 오른 4만6429.4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을 이루는 S&P500지수는 0.54% 뛴 6591.90을 기록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0.77% 상승한 2만1929.83에 마감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날 증시 향방을 가른 핵심 변수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갈등 완화 가능성이다. AP와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은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 측에 15개 항목을 담은 평화 안을 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두 국가가 중동 지역 적대행위 종식을 두고 “매우 훌륭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이치에 맞는 말을 하고 있다”며 “양국이 현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백악관 역시 지난 3일 동안 이란과 생산적인 대화를 이어왔다고 공식 확인했다.

하지만 시장 뇌관을 건드릴 불확실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란 국영 매체 프레스TV 등은 미국이 내놓은 휴전 제안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오히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확보와 전쟁 배상금 지급 등을 포함한 5개 항목을 역으로 제안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미국이 육군 제82공수사단을 중동에 배치하고 있다고 전해 두 국가가 좁혀야 할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14일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의 석유 시설에 이란 드론이 충돌한 후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의 석유 시설에 이란 드론이 충돌한 후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엇갈린 소식 속에서도 국제 유가는 하락 안정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2% 하락해 배럴당 90.3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 흐름을 보여주는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역시 2.17% 내린 102.22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은 기업들이 짊어져야 할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주식 시장에는 호재로 통한다.

월가 전문가들은 증시가 휴전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선반영하는 흐름을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향후 협상 진행 과정에 따라 큰 폭으로 흔들릴 여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소속 엘리아스 해다드는 시장이 전략적인 모호함 속에서도 분쟁 해결 쪽에 방향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긴장 완화 움직임에 이란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공포 장세 종식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라고 평가했다.

글로발트 인베스트먼트 소속 키스 뷰캐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이 전쟁 향방에 대한 명확한 단서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가가 높은 수준을 오래 유지하면 결국 물가 상승 기대치와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 정책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제이피모건 트레이딩 데스크는 투자자 메모를 통해 이란이 기존 요구를 철회할지 불투명하지만, 시장은 현 수준에서 위로 반등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라고 짚었다.

이날 상승 랠리는 기술주가 주도하며 전체 시장 분위기를 띄웠다. 엔비디아와 AMD, 인텔 등 반도체 관련 핵심 주식들이 일제히 뛰어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암홀딩스 주가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강세를 띠었다.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는 암홀딩스 투자 의견을 시장 수익률 상회로 높여 잡고, 목표 주가 역시 166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 회사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발맞춰 자체 중앙처리장치(CPU) 칩을 선보이는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중심 새로운 전략적 전환을 시도하는 점을 높이 샀다.

반면 개별 악재가 불거진 기업들은 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는 오후 거래에서 4% 가까이 하락하며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투자자들이 이 회사 수익성을 재는 잣대인 매출 총이익률 전망에 의구심을 드러내면서 매도 물량이 쏟아진 탓이다.

미국 항공사 제트블루는 경쟁사와 합병을 모색하기 위해 자문단과 접촉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주가가 18% 급등했다. 바이오 기업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은 AI 기반 데이터 수집 전문 기업 클라리오 홀딩스 인수를 완료했다는 소식에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번 인수를 통해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이 신약 승인에 필수적인 임상 시험 속도를 대폭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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