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대출 갈아타기 본격 시행… 기업은행에 태풍? 미풍?
||2026.03.20
||2026.03.20
개인사업자 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꼽혀온 IBK기업은행의 위상에 균열 조짐이 일지 업계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모바일로 금리를 비교해 더 낮은 조건으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환경이 열리면서 기업은행의 주요 타깃층인 ‘사장님 고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에서다.
20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시작된 개인사업자 대출 갈아타기로 약 1조원 이상의 대출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가운데 운전자금 대출(10억원 이하) 중심으로 적용되는 만큼, 당장은 갈아타기 대출 규모가 크지는 않을 거란 전망이다. 하지만 향후 담보·보증부 대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될 경우 이동 금액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신용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금융권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총 729조원 수준이다.
현재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기대출 시장 점유율면에서 기업은행은 24%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잠재 시장 규모가 큰 만큼, 은행들은 본격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는 모습이다. 포용금융 성과를 확대하려는 시중은행과 대출 자산 성장을 노리는 인터넷은행 모두에게 기회로 작용하면서다.
KB국민은행은 갈아타기 고객에게 최대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첫 달 납부 이자를 최대 10만원까지 현금으로 지원한다. 카카오뱅크도 최대 0.6%포인트 우대금리와 함께 일정 금액 이상 대출 실행 시 최대 5만원의 캐시백을 내세웠다.
NH농협은행은 추첨을 통해 첫 달 이자를 전액 또는 최대 20만원까지 지원하고, 우리은행은 갈아타기 완료 고객을 대상으로 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한다. 토스뱅크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고 최대 5억원 한도의 대환 상품을 내세워 조건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은행이 우량 차주를 뺏길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 비교가 쉬워지면 상대적으로 조건에 민감한 우량 차주부터 움직일 수 있어서다. 이 경우 기업은행의 자산 포트폴리오에도 질적 변화가 불가피하다. 기업은행 대출 포트폴리오의 83% 이상이 기업대출이다.
기업은행의 건전성은 조금씩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기업은행의 연체율은 0.89%로 전년 말(0.8%)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연체율도 0.79%에서 0.91%로 0.12%포인트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개인사업자 비중이 높은 음식·숙박업의 경우 1.37%에서 1.40%로 0.03%포인트 높아졌다.
초기에는 이동 규모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적용되는 대출이 신용 기반 운전자금으로 한정되면서 전체 시장이 한 번에 움직이기는 어렵다. 또 개인사업자 대출은 가계대출과 달리 결제 계좌, 카드 매출 등 주거래 은행과의 연결성이 높은 구조라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갈아타기 시행으로 고객 이동이 일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현재 금리 수준이 높은 상황인 만큼 대환 과정에서 금리 인하 효과와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려는 차주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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