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경 절반, 경력 1년 미만”… 檢 지휘권 뺀 공소청법 논란
||2026.03.19
||2026.03.19
이 기사는 2026년 3월 18일 오후 4시 56분 조선비즈 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절반 가량이 경력 1년 미만으로 수사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소청 설치법(공소청법) 최종안에서 검사의 지휘·감독권까지 삭제되자 수사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성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인력이 독자적으로 사건을 처리할 경우 절차 위반과 부실 수사로 이어질 수 있고,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공소청법 최종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최종안에는 공소청 검사가 수행하는 직무 중 ‘특사경을 지휘·감독하는 권한’이 삭제됐다. 당초 정부안에는 해당 권한이 포함됐지만, 검찰의 수사 개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민주당 내 강경파 입김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사경 제도는 식품·환경·관세 등 특정 행정 분야 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해 관련 법규 위반 사건을 수사하도록 하는 제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세청,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약 2만 명이 활동 중이다.
◇특사경 송치 사건 절반은 재판도 못 가
특사경 다수는 수사 전문 인력이 아니다. 별도로 채용하지 않고 일반 행정공무원 가운데 검사장이 지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순환 근무가 잦아 장기간 수사 경험을 축적하기도 쉽지 않다.
대검찰청의 ‘2024년 특사경 업무처리 현황’에 따르면 특사경 2만여 명 중 경력 1년 미만이 48%에 달했다. 5년 이상 근무자는 8%에 불과했다. 수사 경험이 충분치 않은 인력이 다수를 차지하는 구조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검사의 지휘·감독까지 사라질 경우 수사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사경이 담당 분야의 행정 전문성은 갖추고 있지만, 형사소송법상 적법 절차를 준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2024년 특사경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 7만2835건 중 기소로 이어진 사건은 3만2765건(약 45%)에 그쳤다. 절반 이상이 재판으로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검찰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초임 검사도 수사 경험이 쌓이기 전에는 시행착오를 겪는다”며 “특사경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가 검사의 지휘·감독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 장치가 사라지면 수사 적법성 논란이 커지고 공소시효가 지나 사건이 묻히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도 전날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검사 생활을 하며 만난 특사경 실무자의 99%가 수사 능력과 관련한 어려움을 호소했다”며 “이제 검사 지휘도 없이 독자적으로 수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법왜곡죄로 고소·고발될 수도 있으니 일선의 어려움이 한층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무죄 속출 가능성… 정부 부처도 “檢 지휘 필요”
진짜 문제는 기소 이후다. 법원이 최근 ‘위법 수집 증거 배제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는 상황에서 특사경이 적법 절차를 지키지 못하고 수집한 증거는 자칫 증거 능력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검사 지휘 없이 특사경 역량만으로 수사를 진행할 경우, 압수수색, 체포, 구속 등 강제 수사 과정에서 증거 능력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임의 수사에 있어서도 위법 수사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에서 확보한 진술이나 자료들이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되려면 수사 단계에서부터 엄격한 절차를 갖춰야 하는데, 이때 검사의 법률적 조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가 절차적 하자로 인해 법정에서 무력화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법 집행의 실효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라고 했다.
특사경을 운영하는 일부 정부 부처에서도 검찰의 수사 지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무총리실 산하 범정부 검찰개혁추진단이 지난달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 등은 “수사 전문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검사의 지휘가 필요하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도 “형사법적 지식이 부족해 수사 지휘가 필요하다”고 했으며,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특허청 역시 현행 제도 유지 의견을 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소청법이 오히려 수사 단계의 혼선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제도 변화에 앞서 수사 역량 확보와 절차적 통제 장치에 대한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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