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핵심 방공 자산인 사드(THAAD)와 패트리엇이 이란 전쟁 지원을 위해 중동으로 반출된 가운데 북한이 600㎜ 초대형 방사포를 동원한 '과포화 타격' 시험에 나섰다. 한반도 방공망의 일시적 공백을 파고든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이번 도발은 향후 '트럼프 2기' 체제에서 가속화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그에 따른 한반도 안보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예고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참관한 가운데 초대형 방사포 12문을 동시에 발사하는 화력 타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15일 보도했다. 통신은 "방사포탄은 364.4㎞ 계선의 조선 동해 섬 목표를 100%의 명중률로 강타하며 자기의 집초적인 파괴력과 군사적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김 위원장의 발언을 통해 600㎜ 초대형 방사포가 대남 타격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에 대한 적대심을 가지고 있는 세력 즉 420㎞ 사정권 안에 있는 적들에게는 불안을 줄 것이며 전술핵무기의 파괴적인 위력상에 대한 깊은 파악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 시점에 방사포 12문을 한꺼번에 쏜 것은 사드 공백 상황에서 우리 군의 '패트리엇-3' 체계만으로는 도저히 막아낼 수 없는 '과포화 공격' 능력을 시험해 본 것으로 풀이된다. 경북 성주 기지의 사드 발사대가 기지 밖으로 반출되는 것이 확인됐고, 요격미사일 패트리어트 포대는 오산기지를 통해 중동으로 이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주한미군 전력의 '전략적 유연성'이 한반도 안보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한다. 주한미군 전력의 이동에 우리 군이 자랑하는 한국형 3축체계 중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전력도 사실상 구멍이 났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군 장비 반출에 따른 우리 군의 대비 태세를 실전 테스트하고, 안보 불안을 극대화하려는 고도의 심리전"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도발은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일정과도 맞물려 있다. 트럼프가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김정은과 좋은 관계"라며 대화 의지를 내비친 직후,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과 '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청구서를 무력으로 제출한 셈이다.
이는 한국 정부의 중재 역할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거래하겠다는 의지라는 관측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한국을 '적대적 두 국가'로 못 박으며 트럼프와 직거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주한미군 자산을 자국 이익에 따라 언제든 뺄 수 있는 트럼프의 '거래적 동맹관'을 확인한 북한이 앞으로 더 공세적인 시험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