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위의 생선’ '출마 의지 확고'…송영길·김남준, '계양을' 놓고 신경전 과열
||2026.03.10
||2026.03.10
계양을, 李대통령 '정계 복귀' 발판 상징
송영길 "판단 주체는 단연 계양 주민들"
김남준 "난 대통령 생각 이해하는 사람"
관건은 명분과 실리…정청래 결정 주목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인천 계양을 놓고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계양을은 송 전 대표가 내리 5선을 지내다 제20대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당시 후보의 정계 복귀를 위해 내어준 지역구다.
정치권에서는 송 전 대표가 확실한 '복귀의 명분'을 가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김 전 대변인도 '명심'(이재명의 의중)을 뒷배 삼아 계양을 출마 의지가 확고하다. 정청래 대표가 재보선에 대해 '전략공천' 뜻을 밝힘에 따라, 계양을을 놓고 두 사람의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9일 계양을 보궐선거와 관련해 "체급 차이, 계양을 지역에서 정치 활동 이력을 보자면 송 전 대표가 김 전 대변인보다 유리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김 전 대변인이 계양을을 비롯해 이 대통령과 전방위로 함께 일했고, 대통령 당선까지 최측근에서 보좌했다는 점은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송 전 대표가 계양을에 출마할 명분은 이미 충분하다. '헌신과 대의의 아이콘'으로 꼽히지 않느냐"라며 "5선을 지낸 지역구를 물려준 그의 결단이 결국 대선 패배 후 위기에 빠진 이 대통령을 정치에 재기할 수 있도록 커다란 발판을 만들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두 사람에 대한 평가가 분분한 가운데, 이들은 계양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지역 민심 포석에 나서고 있다. 송 전 대표는 KBS라디오에서 "과연 계양구 주민들이 어떤 사람이 우리 지역을 대표해 줘야 보답이 되는 것인가 하는 판단의 주체는 계양구 주민들"이라거나, 페이스북엔 계양산을 맨발로 오르는 모습을 올리는 등 지역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김 전 대변인도 최근 인천 계양구 경인교대에서 열린 자신의 북콘서트에서 "2022년 계양을 보궐선거 당시 혈연도 지연도 없는 이방인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럼에도 계양 주민들은 먼저 마음을 열고 '여기서 다시 시작하자'며 손을 내밀어 줬다"며 "계양에서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시청 대변인으로 인연을 맺고 현재까지 정치 행보를 함께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통령의 생각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역할을 하는 게 맞다. 계양은 대통령이 직전까지 활동해 왔던 곳"(유튜브 채널 김남준TV)이라고 했다. 자신이 이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꿰뚫고 있다고 피력한 것이다.

결국 '키'(Key)는 정청래 당대표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전략공천은 당대표의 권한이라서다. 앞서 정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국회의원 재보선과 관련해 '전략공천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정 대표가 김 전 대변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자 송 전 대표는 즉각 불쾌감을 표했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엔 참석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을 위해 희생한 송 전 대표에 대한 예우가 적절치 못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송 전 대표는 JTBC 유튜브 채널에서 "(정 대표가) 거의 공개적 지지선언을 한 것 아닌가"라며 "예민한 지역에서 당대표가 특정 후보 출판 기념회에 가서 공개적 지지를 한다는 건 어떻게 비춰질지 당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와 김 전 대변인을 향한 그의 불편한 심기는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최근 경인방송 라디오에서 "그분(김 전 대변인)하고 내가 막 어디 계양구 어디 행사장에서 같이 앉아가지고 그 투샷으로 찍히는 모습 자체가 볼썽사나울 수가 있어서 계양구 행사에 일체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정 대표가 '당원이 주인 된 정당'이라고 말씀해 오셨는데 그러면 당원이나 지역 여론을 조사를 해서 판단할 것"이라며 "그래서 (계양구) 주민들이 나한테 계속 물어보면 '여러분이 주인입니다' '여론조사 나올 때 여러분의 의사 표시를 하세요. 그것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계양을 지역구를 둘러싼 '교통정리' 가능성에 선을 그은 셈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도마 위에 놓인 생선'으로 빗대 더 이상의 강경 발언을 삼갔다. 전략공천 과정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 대표가 지금 칼(공천권)을 잡고 있지 않나. 송영길을 회 뜰까, 지리를 할까, 매운탕을 할까"라며 "칼 잡은 당대표 앞에서 '칼 잡는 폼이 안 맞다' '잘못 잡았다' 말하면 나를 매운탕을 끓일 거를 지리로 끓일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말했다.
당내에선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적절한 판단이 있을 것이라며 계양을을 둘러싼 일각의 확대 해석 진화에 나서고 있다. 박수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는 (계양을에서만) 40여 년의 정치 고향이고, 이 대통령을 위해 지역구를 내어드린 스토리가 있다"며 "또 그곳에서 새로운 정치를 시작한 이 대통령이 김남준 (당시) 비서관과 함께 새로운 터전을 일군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보면 두 분 다 계양을에 출마를 하면 좋겠다는 소망은 있겠지만, 그 소망이 다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당의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있다. 전략공천위에서 여러 사정들, 당선 가능성을 보고 최대 공약수를 뽑아 전략공천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대변인도 CBS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 김 전 대변인 모두 민주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누구 한 분이 서운하지 않을 묘안을 찾지 않을까 싶고 그게 바로 지도부의 역할이다. 모두가 윈윈하는 쪽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도부가 박찬대 민주당 의원의 인천시장 단수공천으로 공석이 된 인천 연수갑에 송 전 대표와 김 전 대변인 중 한 사람을 보내는 '교통정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가능성 영역에 머물러있지만, 각각의 경쟁력과 정치적 배경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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