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상황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이달 들어 단기간에 약 1조4000억원가량 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는 판단 아래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신용대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출을 활용하는 레버리지 투자는 결국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중동상황 장기화 등 변수에 따라 이자 비용에 투자 손실까지 더해지는 이중 부담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 6일 기준 40조80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월 말 잔액(39조4249억원)보다 1조3780억원 증가한 규모다.
코스피가 6000을 돌파하며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자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는 뜨거웠다. 하지만 높은 가격 부담으로 인해 신용대출을 활용하는 투자까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월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 합계는 104조3120억원으로 전월 대비 0.41% 줄었다. 작년 12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하지만 3월 들어 상황은 반전됐다. 중동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주가는 등락을 거듭했고 6300을 넘어섰던 코스피는 5200까지 떨어졌다. 그러자 개인 투자자들은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판단하면서 신용대출까지 적극 활용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들어(6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 상장주식을 11조4520억원 사들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는 5조5713억원을, 외국인은 6조7156억원을 순매도했다.
여기에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주택담보대출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마이너스통장 등 상대적으로 활용하기 쉬운 신용대출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5조8244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1.45% 증가했다. 1%가 넘는 증가율은 작년 6월 이후 처음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마이너스통장 대출 증가세가 과거 '빚투' 열풍 시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대 은행의 마통 잔액은 테마주 열풍이 물었던 2023년에도 30조원대를 유지했다. 당시 고금리 부담과 대출 규제 영향으로 은행 신용대출을 활용한 투자 확대는 제한적이었다.
올해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 약화와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레버리지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 규제가 강한 상황에서 일부 투자 수요가 신용대출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빚투 수요도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레버리지 투자가 확대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폭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 심리(FOMO)에 휩싸인 과도한 차입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