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재검토' 현대차·기아, 美 전기차 전략 대폭 조정

더구루|정현준 기자|2026.03.09

[더구루=정현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시장 내 신차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며 '출시 연기'라는 고육책까지 꺼내 들었다. 이번 전략 조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세액 공제(보조금) 폐지에 따른 시장 위축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공격적인 라인업 확장을 잠시 멈추고, 현지 생산 모델 중심의 '내실 다지기'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당초 기대를 모았던 아이오닉 6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의 미국 출시를 사실상 유보했다. 아이오닉 6의 올해 2월 판매량이 229대로 전년 동기 대비 77% 급감하는 등 판매 부진이 깊어지자, 한국 생산 물량을 들여와 판매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현대차 미국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아이오닉 6의 2026년형 모델 정보는 없는 상태다.

◇현대차, 아이오닉 6 페이스리프트 유보…고성능 N 모델은 '제한적 판매'

고성능 모델인 아이오닉 6 N은 올해 출시를 예고하며 세부 정보를 공개했으나,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실제 판매량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현지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미국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춘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는 2026년형 업데이트를 확정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들의 성적표는 엇갈렸다. 아이오닉 5는 지난달 3239대 판매고를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했다. 반면 대형 SUV인 아이오닉 9는 보조금 폐지 여파로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월(1085대)의 절반 수준인 505대에 그치며 고전하고 있다.

◇제네시스, 전동화 세단 철회…기아는 EV3·EV4 사실상 '백지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상황은 더욱 엄중하다. 전동화 세단인 일렉트리파이드 G80은 지난해 8월 이미 생산이 중단됐으며, 올해 예정됐던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미국 출시 계획도 최종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능 모델인 'GV60 마그마'는 올여름 출시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 SUV 'GV90'(네오룬 콘셉트카 기반)은 양산 및 출시 일정이 안갯속에 빠졌다. 제네시스는 당분간 미국 내에서 GV60과 전동화 GV70 등 검증된 SUV 라인업에만 화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기아 역시 전기차 대중화를 견인할 기대주였던 EV3와 EV4의 미국 진출 계획을 대폭 수정했다. 기아는 지난해 10월 EV4 세단에 대해 "출시를 연기하며 세부 일정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이후 공식 웹사이트에서 관련 정보가 사라지면서 사실상 출시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소형 SUV인 EV3 또한 당초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현재는 정보 공개가 중단된 채 무기한 연기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검증된 수익 모델'에 집중…불확실성 뚫고 '내실 다지기' 선회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불확실한 미국 시장에서 '검증된 수익 모델'에만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모델의 경우,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이 현실화하면 가격 경쟁력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내부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현대차·기아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N △아이오닉 9 △EV9의 업데이트만 확정했을 뿐, 그 외 수입 모델이나 파생 라인업은 전면 '홀드(Hold)'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불확실성이 큰 세그먼트를 무리하게 공략하기보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주력 모델의 점유율 수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향후 몇 달 내 일부 비주력 전기차 모델의 정식 단종이나 추가적인 출시 연기 발표가 잇따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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