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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Insight]AI 툴 기업 생존의 조건? 코파일럿 보단 오토파일럿 팔아라

디지털투데이|황치규 기자|2026.03.08

줄리엔 벡트 파트너. [사진: 줄리엔 벡트 X 계정]
줄리엔 벡트 파트너. [사진: 줄리엔 벡트 X 계정]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AI 툴을 만드는 창업자들은 모두 같은 질문을 품고 있다. 파운데이션 모델(FM) 다음 버전이 나오면 내 제품은 기능들 중 하나로 전락하는 건 아닐까?  충분히 일리가 있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 벤처투자회사 세콰이어캐피털의 줄리엔 벡 파트너는 최근 소셜 미디어 X(트위터)에 공유한 글을 통해  AI 서비스 업체들은 툴이 아니라 업무(the work)을 팔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의 메시지는 코파일럿 보단 오토파일럿으로 요약된다. '코파일럿'은 툴을 전문가에게 파는 것이고, '오토파일럿'은 업무를 기업에 직접 파는 것이다.  AI 툴 회사가 AI 모델들이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버티려면 오토파일럿 모델을 추구해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최근까지 AI 모델은 지능과 판단력(Judgement) 모두 아직 개발 중이어서, 먼저 코파일럿을 만드는 게 맞는 방향이었다. AI를 전문가 손에 쥐여주고, 무엇을 할지는 전문가가 결정하도록 했다. 하비(Harvey)는 로펌에 팔고, 로고(Rogo)는 투자은행에 팔았다. 전문가가 고객이고, 툴은 그들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어줬다. 지금은 모델이 충분히 똑똑해졌다. 일부 영역에서는 처음부터 오토파일럿으로 시작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지능과 판단력(Judgement)은 다음과 같이 설명이 가능하다. 

그에 따르면 코드를 작성하는 건 대부분 지능과 관련돼 있고,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는 건 판단력 문제다. 스펙을 코드로 바꾸고, 테스트하고, 디버깅하는 작업은 복잡하지만 규칙이 있는 일이다. 판단력은 다르다. 다음에 어떤 기능을 만들지, 기술 부채를 감수할지, 완성 전에 출시할지 결정하는 건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감각이다.

그는 "서류 작성, 코드 번역, 데이터 분류는 지능 영역이다. 무엇을 만들지, 전략을 어떻게 짤지는 판단력 영역이다. AI는 이미 지능 작업 대부분을 자율 처리할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먼저 그 경계를 넘었고, 다른 직종도 차례로 따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지능 영역을 점점 많이 커버하는 상황에선 AI 툴이 아니라 AI 업무를 파는게 유리하다는게 벡트 파트너 생각이다.

그는 "어느 직종이든 업무 예산은 툴 예산을 압도한다. 오토파일럿은 처음부터 더 큰 시장을 노린다. 기업은 지금 퀵북(QuickBooks)에 연간 1만달러, 회계사에게 12만달러를 쓸 수 있지만,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회사들은 별도 회계사 없이 AI가 알아서 결산까지 다 처리하게 할 것이다"면서 "툴을 팔면 모델과 속도 경쟁을 벌여야 하지만 업무를 팔면 다르다. 모델이 좋아질수록 서비스는 더 빠르고 저렴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오토파일럿이 가장 빠르게 자리잡을 곳으로로 외주로 업무를 처리하는 영역을 꼽는다.

 그는 "기업이 외부 처리를 받아들였고, 예산 항목이 있으며, 구매자는 이미 결과물을 사고 있다. AI 서비스로 외주 계약을 바꾸는 건 공급업체 변경이다. 내부 인력을 대체하는 건 조직 개편이다. 전자가 훨씬 쉽다"고 말했다.

시장 규모 측면에서도 오토파일럿 잠재력은 매력적이다.

그는 "보험 중개는 최대 2000억 달러로 표준화된 서류 작업이 핵심이다. 회계·감사는 미국에서만 800억달러 규모인데, 5년간 회계사 34만명이 떠난 자리를 채울 후임자가 없다. 헬스케어 청구 코딩, 보험 손해사정, 세무 자문, 법률 계약 업무도 같은 구조다. IT 관리, 공급망 조달, 채용까지 합치면 수조 달러 시장이 오토파일럿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 가장 빠르게 성장한 AI 기업은 코파일럿이었다. 2026년엔 많은 기업이 오토파일럿 전환을 시도할 것이다. 업무를 판다는 건 자기 고객이 그 일을 직접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존 코파일럿 기업들이 주저하는 사이, 처음부터 오토파일럿으로 시작한 신생 업체들이 그 틈을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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