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만 vs 7% 폭락’… 과거와 다른 중동발 쇼크의 무게
||2026.03.03
||2026.03.03
개인 투자자들이 쌓아 올린 ’코스피 6000’이 중동발 ‘트리플 악재’에 무너졌다.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6000선 안착 기대를 모았으나,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변동폭이 과거보다 7배나 확대되며 하락 전환했다. 증권가에선 예측 불가능한 변수 탓에 당분간 혼조세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24%(452.22포인트) 하락한 5791.91로 장을 마쳤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자 코스피 지수에 이미 28조원을 쏟아부은 개인 투자자들은 6000선을 내어줬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 때마다 ‘전약후강’의 흐름을 보였던 국내 증시의 공식이 깨졌다. 충돌 직후 변동성이 1% 내외에 머물며 완만하게 하락하다 보름 남짓 뒤 반등했던 과거 4차례 사례와 달리, 이번엔 단 하루 만에 7% 넘게 주저앉았다. 과거 평균치보다 7배나 높은 변동성은 시장이 이번 사태를 단순한 국지적 분쟁 이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2003년 3월 20일 오전 5시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당일 코스피 지수는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날 코스피 지수는 541포인트였는데, 발발 직후 코스피 지수는 568포인트로 약 4.9%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전쟁이 이어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같은 달 31일 535포인트까지 약 5% 하락한 후에야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후 충돌 사례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2014년 7월 8일 오후 9시에 발생한 3차 가자전쟁 다음 날 코스피는 2000포인트로 마감하며 전날보다 0.3% 하락했다. 그러나 7월 11일 코스피는 1988포인트까지 내려갔고, 같은 달 30일이 되어서야 2082포인트까지 오르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2023년 일어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지난해 6월 발생한 ‘이란 핵 시설 타격’ 당시에도 충돌 직후 국내 증시에 전해진 영향은 적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생한 2023년 10월 10일 코스피 지수는 2402포인트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0.24%, 2025년 6월 이란 핵시설 타격 이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0.8% 하락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지속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2273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이란 핵시설 타격 이후에도 중동 지역의 긴장이 이어지며 코스피 지수는 횡보하다 같은 달 25일이 되어서야 상승 전환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방어해 온 만큼, 긴장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향후 지수의 변동성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은 팔고 내국인들은 사면서 이미 전쟁 이전에 코스피 지수가 올라가면서도 변동성은 커지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이런 전쟁 상황이 오니까 이에 대한 반응성도 사실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동발 리스크로 급등한 원·달러 환율(원화가치 하락)은 외국인 매도세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환율이 급등하며 외국인 자금 이탈 유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제 유가 급등까지 맞물리면서 코스피 6000포인트를 지탱하던 ‘수출 대형주’들의 이익 전망치가 낮아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강 위원은 “반도체 호조로 경상수지가 개선되는 흐름이었으나, 환율 불안이 수입 물가를 자극해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이날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운송장비 섹터의 조정은 수출 경쟁력 악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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