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50년 만의 노동개혁… “유연화로 고용늘리자”
||2026.03.01
||2026.03.01
아르헨티나 상원이 27일(현지시각) 해고 비용을 낮추고 근로시간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대규모 노동개혁안을 가결했다. 집권 이후 구조개혁을 밀어온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법안 가결 직후 이를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상원은 노동 현대화 법안을 찬성 42표, 반대 28표, 기권 2표로 통과시켰다. 표결 당일 의회 주변에서는 반대 시위가 열렸고, 당국은 대규모 경찰력을 배치해 경비를 강화했다.
이번 개혁은 1974년 제정된 기존 노동법 체계를 전면 손질하는 것이 골자다. 해고보상 구조를 바꾸고 근로시간 유연성을 높이는 한편 노조 권한에도 손을 대, 기업의 고용 부담을 낮추고 공식 고용을 늘리겠다는 게 밀레이 정부 구상이다.
핵심 장치 가운데 하나는 노동지원기금(FAL) 도입이다. 기업이 내는 고용주 부담금 일부를 적립해 해고 시 보상 재원으로 쓰는 방식으로, 금융기관이 관리하는 투자계정 형태로 운영되며 적립금이 부족하면 차액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야권은 이 제도가 사실상 해고 비용을 낮추는 수단이라며 노동자 보호 장치를 약화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사회보장 재원을 따로 떼어 운용하는 구조가 공적 안전망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법안은 근로시간 적립제(banco de horas)도 도입했다. 연장근로수당을 바로 지급하는 대신 초과 근로시간을 적립해 나중에 휴식으로 보상할 수 있도록 하면서 하루 최대 근무시간은 12시간까지 가능하게 했고, 근무 간 최소 12시간과 주간 35시간 휴식 규정은 유지했다.
휴가는 최소 7일 단위로 나눠 쓸 수 있도록 했고, 일정 주기마다 하계휴가를 보장하는 내용도 담았다. 또 단체협약이 만료돼도 자동 연장되는 제도를 폐지해 산업별 교섭력은 약해지고 기업별 협상은 강화될 수 있다는 게 야권과 노동계의 비판이다.
통신, 병원, 폐기물 수거, 상업 항공, 항만 관제, 세관·출입국, 초·중등 교육은 필수공공서비스로 지정됐다. 이들 부문은 파업 중에도 정상 운영의 최소 75%를 유지해야 한다.
정부는 미등록 근로자에 대한 한시적 자진신고 창구를 열고, 실업자와 단순과세제 등록자를 채용하는 기업에 세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고용 양성화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권은 이번 개혁이 노동권을 후퇴시키고 고용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일부 경제 전문가들도 장기 저성장과 고물가 국면에서 제도 개편만으로 고용 확대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동계는 앞으로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사법 대응에 나서 법안에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상원은 이날 형사책임 연령을 16세에서 14세로 낮추는 법안도 함께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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