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보험사 보험금, 예상보다 1.2조 더 나가… 과열 경쟁 부메랑

IT조선|전대현 기자|2026.02.26

지난해 국내 상장 보험사들의 실제 보험금 지출이 예상보다 1조2000억원 이상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장은 키우고 보험료는 낮춘 출혈경쟁과 낙관적인 손해율 가정이 맞물리며 지출이 크게 늘었다. 금융당국이 나서 보수적 기준 적용을 예고하면서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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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상장 보험사 9곳(삼성생명·한화생명·동양생명·미래에셋생명·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현대해상·한화손보)이 개별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회사의 전체 예실차 손실 규모는 1조2660억원으로 추산된다. 2024년 2460억원 손실에 비해 4배 이상 확대된 숫자다. 

예실차는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지급할 것으로 예상한 보험금과 실제 지급한 보험금, 사업비 등 실제 발생 비용 간 차이를 의미한다. 보험손익에 직접 반영되는 핵심 수익성 지표다. 크게 보험금 예실차와 사업비 예실차로 구분한다.

이중 보험금 예실차 손실 규모는 약 1조6420억원으로 전체 예실차 합산 금액을 웃돌았다. 그나마 일부 보험사에서 사업비 예실차 흑자가 발생해 전체 적자 규모를 일부 상쇄했다.

회사별 보험금 예실차 손실 규모는 ▲한화생명 -3799억원 ▲삼성생명 -3702억원 ▲현대해상 -3498억원 ▲DB손해보험 -2408억원 ▲삼성화재 -124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보험사가 예상보다 많은 보험금을 지급하며 손실을 기록했다.

보험사들이 실제 지출보다 보험금 지급이 적을 것으로 예상한 데에는 CSM(보험계약마진)을 크게 인식하기 위한 계리가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CSM은 보험사가 장래에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는 이익을 미리 쌓아두는 개념이다. 손해율 가정을 낮출수록 향후 지급할 보험금이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돼 CSM 규모가 커지게 된다. 회계상 순이익도 더 크게 인식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실제 보험사고가 가정을 웃돌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미래에 이익으로 잡아둔 CSM이 줄어드는 대신 그 차이가 예실차 손실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결국 단기적인 CSM 확대를 위한 보장 경쟁이 시간이 지나 보험사 손익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 공격적인 보장 경쟁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사들은 2023년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보험부채가 시가로 평가되면서 수익성을 높게 인정받을 수 있는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했다. 경쟁사보다 입원비 일당이나 각종 특약의 보장 한도를 높여 신계약을 늘려왔다.

이 과정에서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비 일당 ▲독감보험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 등을 중심으로 출혈 경쟁이 벌어졌다. 단기 실적을 위한 전략이 예실차 부담으로 돌아왔다는 평가다.

이에 금융당국도 예실차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칙에 맞춰 조치에 나섰다. 손해율을 낙관적으로 가정해 보험부채가 과소평가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0일 ‘보험업권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손해율·사업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올해 2분기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험사들은 경험 통계가 없는 신규 담보와 비실손 갱신형 상품 등의 손해율을 90%까지 높여야 한다. 담보별 최종 손해율 적용 시점은 실제 통계량을 반영해 결정하도록 했고 손해율 변동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행위는 금지했다.

아울러 보험사는 계리가정 현황과 변경 이력, 내부통제 체계 등을 담은 보고서를 매년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가정을 사용해 온 보험사의 경우 CSM 감소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가정의 보수적 적용과 상품 구조 개편이 병행되지 않으면 예실차 관리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실적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예실차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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