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대출이자도 기꺼이”, 증시 호황에 ‘마통’ 늘지만…

IT조선|한재희 기자|2026.02.26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하면서 증시가 달아오른 가운데 은행권 신용대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금리 5%대의 마이너스 통장이 각광을 받는 등, 대출을 받아 주식에 뛰어드는 이른 바 ‘빚투’ 현상이 또 하나의 사회적 불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장 시작과 함께 6000포인트를 돌파한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시황이 표시되어 있다. / 뉴스1
코스피 지수가 장 시작과 함께 6000포인트를 돌파한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시황이 표시되어 있다. / 뉴스1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잔액은 24일 기준 105조51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 말 104조7455억원보다 7673억원(0.7%) 늘어난 수치다. 전체 신용대출에서 마이너스 통장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39조7380억원에서 40조8277억원으로 2.7%(1조897억원) 늘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증시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코스피는 전날 사상 처음 6000선을 넘어섰고, 한 달여 만에 100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 예탁금도 지난 20일 기준 104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불과 한 달 만에 약 4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신용거래 융자 잔고 역시 31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증시가 과열될수록 신용대출 수요가 함께 늘어나는 전형적인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대출 금리가 그다지 싸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3.98%에서 최고 5.95%까지 형성돼 있다. 지난해 말까지 유지되던 3%대 최저금리는 사실상 사라졌고, 대부분 차주는 5% 안팎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가 지난해 말 2.81%에서 최근 2.91%로 오른 영향이 크다. 특히 최근에는 단기금리가 장기물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면서 신용대출 금리도 함께 밀려 올라가는 구조다.

실제 금리 분포를 보면 대부분 차주가 5%대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용점수 951점 이상 최고등급 차주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4.45~4.89% 수준이다. 901~950점 구간은 4.62~5.03%, 851~900점 구간은 4.61~5.31%로 나타났다. 신용점수가 사실상 만점 수준이어야 겨우 4% 후반대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임에도 대출 수요가 줄지 않으면서 은행 건전성 관리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의 100% 이내로 묶는 규제가 시행되고,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한도를 축소하고 있지만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엔 금리가 오르면 신용대출 수요가 줄었는데, 지금은 증시 기대수익이 금리를 앞지르면서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가 부동산 규제와 맞물려 있는 만큼 추가 대출 규제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당국이 마련하고 있는 올해 가계대출 관리 방안에 대출 한도 축소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지난해 증가율 1.8% 수준 이하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신용대출과 관련해 추가 규제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결국 증시가 대출 수요의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신용대출 수요도 자연스럽게 꺾일 수 있지만, 상승장이 이어질 경우 ‘빚투’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은행채 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신용대출 금리 역시 더 상승할 수 있어 차주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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