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제동 걸렸지만… 각국 협정 번복은 부담
||202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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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렸지만, 국제사회에서 이미 체결된 대미 무역협정을 되돌리려는 움직임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 통상·법률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맺은 무역협정을 재협상하거나 파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사법 판단과 별개로 트럼프 행정부가 여전히 협상에서 강력한 지렛대를 쥐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방위·안보 협력 등 비통상 분야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데다, 통상 영역에서도 보복 수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법원 판단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관세에 한정된다. 반면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자동차·철강·반도체·의료용품 등 품목별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에 따라 대미 무역협정을 번복하려는 국가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등 핵심 산업을 겨냥한 고율 관세로 대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연합(EU)과 일본, 한국처럼 주력 산업이 보복 위험에 노출된 국가일수록 협정 재협상이나 파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유럽의회가 미국과의 무역협정 비준 연기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자동차 산업 이해관계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안보 변수까지 감안하면 전면 재검토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사이먼 에버넷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교수는 이번 판결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이 약화됐다기보다 다른 형태의 위협으로 대체된 것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150일 이후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협상 상대국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실제 대법원 판단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의 전면 관세를 재부과했고, 하루 뒤 이를 15%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해당 조치는 의회 추가 승인 없이 150일간 유효하다.
다만 일부 국가는 이번 판결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싱크탱크 브릿지 인디아의 프라틱 다타니 설립자는 “이번 판결이 인도 같은 교역 상대국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11월 중간선거 이후 미국 의회 권력 구도 변화를 지켜보기 위해 인도가 협상 속도를 조절할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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