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운명의 날…결론 어떻든 사법부 공격 말아야 [기자수첩-사회]
||2026.02.19
||2026.02.19
尹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 19일 이뤄져…전두환·노태우 이후 30년 만의 일
정치권 등 중심으로 사법부 판단 존중하기보다 담당 법관 공격하는 행태 고착화
'쇼츠'로 소비되는 법정 모습…법리적 쟁점 사라진 채 단편적 장면만 부각
사법부 향한 무차별적 공격…우리 스스로 기댈 최후의 보루 무너뜨리는 자해 행위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정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19일 이뤄진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전직 국가 원수가 내란죄로 법의 심판대에 서는 건 지난 1996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30년 만의 일이다.
앞서 해당 사건을 수사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행위를 '친위 쿠데타'로 규정하고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전두환·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보다 더 엄정하게 단죄함으로써 대한민국이 형사사법시스템을 통해 헌법질서를 수호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관 공격 행태 고착화…선고 앞두고 우려 심화
선고를 하루 앞두고 이제 국민의 시선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읽어 내려갈 판결문에 쏠려 있다. 우려되는 점은 선고를 앞두고 우리 사회에 감도는 살벌한 기류다. 최근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기보다,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오면 담당 법관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행태가 고착화되고 있다.
실제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가담 혐의에 대해 법원이 징역 7년을 선고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17년을 잘못 말한 것 아니냐"는 식의 조롱 섞인 비판이 나온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설 연휴가 끝나는 19일에는 윤석열 내란수괴에 대한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이미 윤석열에 대한 국민의 판단은 끝났다"며 "사법부는 윤석열에 대한 사형 선고를 통해 무너진 헌정 질서를 바로잡고 사법 정의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시기 바란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어 "그간의 침대 재판으로 무너진 사법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은 역사의 준엄함을 담은 상식적인 판결"이라며 "사법부에 대한 마지막 기대임을 명심하시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판결의 논리적 허점을 지적하기보다 판사 개인의 자질을 폄훼하거나 '사법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재판부를 압박하는 건 삼권분립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쇼츠'로 소비되는 법정 속 모습…재판은 엔터테인먼트인가
이번 내란 재판은 그 중요성이 큰 만큼, 국민적 관심도 높다. 하지만 이를 소비하는 방식은 우려스럽다. 재판이 유튜브 등을 통해 중계되고, 그 과정이 짧은 영상물(쇼츠) 형태로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면서, 복잡한 법리적 쟁점은 사라진 채 자극적인 발언과 단편적인 장면만 부각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대중의 확증 편향(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강화하고, 자신이 원하는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경우 판사를 '국가적 죄인'으로 몰아가는 온라인 테러의 시발점이 될 우려가 있다. 사법부의 판단에 유튜브 댓글의 '화력'이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
사법부의 독립, 법치주의의 마지막 보루
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번 선고를 앞두고 "오직 헌법과 법률, 증거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들 역시 재판부가 외부의 압력이나 광장의 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법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물론 선고 결과에 따라서는 어느 쪽이든 불만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판결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 것과, 법관 개인을 향해 인신공격을 가하거나 사법권 자체를 부정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19일 법원이 내릴 결론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 판단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사법부의 독립은 법치주의의 마지막 보루다. 사법부를 향한 무차별적 공격은 결국 우리 스스로가 기댈 최후의 보루를 무너뜨리는 자해 행위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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