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확산… 인식은 경계, 판매는 급증
||2026.02.17
||2026.02.17
품질과 안전성, 사후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여전함에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생산 모델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테슬라의 중국 생산 차량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BYD가 확산을 주도하면서, 소비자 인식과 달리 시장에서는 국산 전기차의 입지가 점차 압박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 3대 중 1대는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으로 집계됐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실제 판매 현장에서는 주요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 확대는 테슬라가 이끌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을 앞세워 국내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2023년 7월 투입된 ‘모델 Y RWD’는 출시 3개월 만에 판매 1만대를 돌파하며 가격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어 2024년에는 중국 생산 모델 3까지 추가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판매 증가세도 뚜렷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4년 국내에서 2만9750대를 판매한 데 이어 지난해 5만9916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1.4% 성장했다. 2025년 기준 현대자동차 전기차 판매(5만5461대)를 넘어섰고, 기아와의 격차도 1000대 미만으로 좁혔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직접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한 BYD는 가성비 전략을 앞세워 6107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 점유율 1.99%를 기록했다. 수입차 브랜드 기준 4위 수준이다. BYD는 올해 전기 세단 ‘씰’ 후륜구동 모델과 전기 해치백 ‘돌핀’을 잇달아 출시하며 연간 판매 1만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 인식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차봇모빌리티가 신차 구매 예정자 4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4.3%는 중국 전기차의 최대 매력으로 ‘가격 경쟁력’을 꼽았다. 반면 배터리 기술과 주행거리(14.1%), 디자인·외관(11.9%), 최신 기술 사양(9%) 등 품질·기술 요소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브랜드 신뢰도에 대한 평가는 더 보수적이다. ‘관심은 있지만 신뢰도는 낮다’는 응답이 38.6%로 가장 많았고, 품질·안전성 우려 응답도 18.1%에 달했다. 가격 측면에서는 인정하지만 신뢰 영역에서는 거리감을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체적 우려 요인으로는 품질·내구성 불안이 63.2%로 가장 높았고, 사후서비스(A/S) 및 서비스 네트워크 부족(60.6%), 안전성과 배터리 화재 위험(54.2%)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브랜드 신뢰도, 부품 수급, 개인정보 보안, 중고차 잔존가치 등에 대한 우려도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인식과 판매의 괴리’가 국내 전기차 시장 경쟁 구도를 바꾸는 변수로 보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품질과 브랜드 신뢰도에서는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국면에서는 중국 생산 모델과의 직접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중국 전기차가 ‘저가 보조 선택지’를 넘어 주류 모델로 자리 잡을 경우, 국산 전기차의 가격 전략과 차급 구성 전반에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차봇모빌리티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는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관심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 안착의 관건은 품질, A/S, 안전성에 대한 신뢰 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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