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 6·7대 종정을 지낸 성철스님(1912~1993)의 제자 원순스님이 십여 년에 걸친 대방광불화엄경(화엄경) 번역 불사를 마쳤다.
17일 조계종에 따르면 원순스님이 번역한 화엄경은 총 12권으로, 중·고등학생도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쓴 것이 특징이다. 원순스님은 화엄경 완역을 기념해 경전을 부처님전에 올려 보고하는 봉정식을 22일 전북 남원 실상사 선재집에서 연다.
원순스님은 현재 실상사의 한주(閑主·후학을 지도하는 어른 스님)로 실상사에서 안거 중이다. 봉정식 법회는 원순스님의 기념법문에 이어 축하와 격려사, 축하공연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축사는 '고요한 소리' 회주 활성스님, 금산사 회주 도법스님, 신상환 티벳불전번역원장, 강석훈 실상사 신도회장 등이 할 예정이다. 실상사 마야합창단, 김미나 관장(안숙선 기념관 여정 관장), 소프라노 김하영 님 등이 음성공양을 맡았다.
원순스님은 1996년부터 경전과 선어록 수십 권을 쉬운 우리말로 번역해 왔다. 특히 스님의 역경불사의 꽃은 이번 화엄경 번역본 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대승경전의 꽃인 화엄경은 방대한 분량과 복잡한 구성으로 인해, 수행자들조차 쉽게 끝까지 읽기 어려운 경전으로 여겨져 왔다. 원순스님 또한 번역을 시작해 마무리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상사 관계자는 "원순스님 번역본의 가장 큰 특징은 화엄경 본래의 흐름을 살린 구성"이라며 "불필요한 소제목을 정리하고 큰 흐름을 살려, 독자가 한 품 한 품을 끊기지 않는 호흡으로 읽으며, 화엄경 전체가 펼쳐 보이는 장엄한 세계를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순스님은 1982년 해인사 백련암에서 성철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해인사, 송광사, 봉암사 등 여러 선방에서 정진했으며 1994년 운성스님으로부터 강맥, 2005년 보성스님으로부터 율맥을 이어받았다. 조계종 교재 편찬위원장을 역임했으며 2003년 행원문화상 역경 부문을 수상했다. 또한 '한글원각경' '선요' '서장-선(禪) 스승의 편지' '육조단경' '몽산법어' '정혜결사문' '한글 법보염불집' 등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