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차]
외국인투자자들의 시선이 '현대차 3형제'를 두고 엇갈리고 있다. 같은 그룹 내에서도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매도 우위가 이어지는 반면, 기아는 순매수로 돌아서며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투자자는 현대차를 849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현대모비스 역시 같은 기간 20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기아는 흐름이 달랐다. 1월 한 달간 225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 수급이 2월 들어 1043억원 순매수로 전환됐다. 'CES 2026' 이후 로봇과 미래 모빌리티 기대감으로 현대차그룹 전반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지만, 외국인의 판단은 종목별로 갈린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밸류에이션과 실적 가시성 차이가 외국인 수급을 가른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는 현대차가 더 이상 저평가 구간에 있지 않다고 평가한다. CES 이후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2026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1.77배 수준까지 높아졌다. 반면 기아와 현대모비스의 2026년 예상 PER은 각각 7.46배, 8.84배로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다는 것이다.
실적 전망에서도 온도 차가 있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연간 매출액 추정치는 193조4664억원으로 전년 대비 3.87%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관세 부담이 지속되고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이 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투자로 잉여현금흐름 압박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기아는 판매 목표 달성 시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상회할 여지가 있다.
다만 현대차에 대한 중장기 시각은 긍정적이다. 삼성증권은 현대차가 로봇, 자율주행, 전고체 배터리 역량을 동시에 갖춘 '딥테크' 기업으로 인식이 전환되는 과정에 있다고 진단했다. 로보틱스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주체라는 점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 로드맵,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가동 등이 외국인 인식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로보틱스, 자율주행,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갖춘 기업으로 비교 대상은 이제 테슬라"라며 "회사의 기술 역량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 지분율도 점차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