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아니다, 전기 페라리다”.. 페라리 ‘루체’ 5월 공개
||2026.02.15
||2026.02.15
● 4개 전기모터·800V 배터리.. 986마력의 전동화 퍼포먼스
● 애플 출신 조니 아이브 협업, ‘완전히 다른’ 실내 철학
● 2030년까지 20종 출시.. 페라리 전동화 전략의 출발점
전통적인 슈퍼카 브랜드가 전기차를 만든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변화일까요, 아니면 브랜드의 본질을 다시 정의하는 사건일까요. 이탈리아 마라넬로에서 준비 중인 페라리의 첫 전기 모델 ‘루체’가 5월 공식 공개를 앞두고 실내와 핵심 사양을 일부 드러냈습니다.
800V 아키텍처와 986마력 출력, 그리고 애플 출신 디자이너와의 협업이라는 상징성은 단순한 전동화 전환을 넘어 하나의 선언처럼 읽힙니다. 과연 이 모델이 전기차 시대에도 ‘페라리다움’을 증명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완전히 다른 출발점, ‘전기차’가 아닌 ‘전기 페라리’
페라리는 이번 모델을 단순히 EV로 규정하지 않았습니다. "전기차가 아니라 전기 페라리"라는 표현은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냅니다. 루체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빛'을 뜻하며, 기존 내연기관 중심 라인업과의 결별이 아닌 새로운 방향성을 의미합니다.
한편 이 차량은 외주가 아닌 자체 개발 비중이 높다는 점도 강조됩니다. 두 개의 전기 액슬과 배터리 팩, 전기모터 모두 내부 설계로 진행됐으며 개발 과정에서 60건 이상의 특허가 출원됐다고 밝혔습니다. 약 120명의 엔지니어가 참여한 프로젝트로, 단순한 파생 모델이 아닌 전략 차종임을 알 수 있습니다.
986마력, 0→100km/h 2.5초.. 전동화 퍼포먼스의 기준
루체는 네 개의 전기모터를 통해 최대 986마력을 발휘하며, 최고속도는 약 309km/h,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5초에 도달합니다. 토크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동급 하이퍼 EV 수준의 가속 성능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800V 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충전 효율과 열 관리 성능을 강화했고, bespoke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실내 공간도 기존 내연기관 모델 대비 넓어질 전망입니다. 이외에도 후륜 도어가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실용성 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페라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애플 감성 더한 실내, 전통과 미래의 충돌
실내는 더욱 파격적입니다. 애플 전 디자인 총괄 조니 아이브가 설립한 LoveFrom과 협업해 설계됐습니다. 운전석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후석 제어 화면까지 총 3개의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며, 운전석 디스플레이는 겹쳐진 구조로 항공기 계기판을 연상시키는 3차원적 디자인을 구현했습니다.
스티어링 휠은 1950~60년대 나르디 우드 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으며, 얇은 림과 노출 알루미늄 스포크가 특징입니다. 물리 버튼을 유지한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크루즈 컨트롤, 주행 모드, 서스펜션 설정 등을 직접 조작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회전 구조를 채택했고, 하단에는 물리 공조 버튼을 배치했습니다. 한편 유리 소재 키와 E-ink 디스플레이는 콘솔에 놓으면 색상이 변하는 방식으로 설계됐습니다. 전통적인 기계식 감성과 디지털 미니멀리즘이 동시에 공존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2030년까지 20종.. 페라리 전동화 전략의 중심
루체는 2030년까지 20종 신차를 출시하겠다는 페라리의 계획에서 출발점 역할을 합니다. 브랜드는 향후 라인업의 40%를 순수 내연기관, 40%를 하이브리드, 20%를 순수 전기차로 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급격한 전면 전환이 아닌 균형 전략으로 읽힙니다.
한편 전기 SUV로 불리는 페라리 푸로산게(Ferrari Purosangue) 역시 공식적으로 SUV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처럼, 루체 역시 기존 분류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경쟁 구도에서는 롤스로이스 스펙터(Rolls-Royce Spectre), 향후 전동화를 준비 중인 벤틀리 등과의 비교가 예상됩니다. 스펙터는 럭셔리 전기 쿠페라는 해석을 제시했지만, 루체는 고성능 슈퍼카 영역에 더욱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큽니다.
시장의 반응은 아직 미지수
전통적인 V6·V8·V12 엔진의 감성을 사랑해 온 고객들이 얼마나 빠르게 적응할지는 변수입니다. 푸로산게 출시 당시에도 우려와 달리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습니다. 이외에도 초고급 브랜드들이 전동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페라리의 선택은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입니다.
에디터의 한마디
엔진 사운드가 사라져도, 브랜드의 철학은 남을 수 있을까요. 전기차가 일상이 되어가는 시대에 페라리는 '정체성'이라는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습니다. 루체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전통과 기술이 충돌하는 상징적 모델입니다. 전기 모터가 만들어낼 새로운 감각이 과연 페라리라는 이름과 어울릴지, 그리고 소비자들이 그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조금 더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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