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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혁신당’ 결혼 전 벌써 이혼?…파국 치닫는 '합당' 사태

데일리안|jhkim@dailian.co.kr (김주훈 기자)|2026.02.09

조국, 13일 '합당 데드라인' 설정

"본인 당 일이나 신경써라"…

합당 중단 측, 시한 통보에 '격앙'

"냉각기 가지지 않으면 더 큰 문제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오른쪽)와 이언주 최고위원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오른쪽)와 이언주 최고위원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합당 논의가 장기화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민주당 내홍은 수습되지 않은 채 확산되고 있고, 혁신당과의 갈등은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당 대표는 조속히 합당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은 탓에 냉각기를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8일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여부에 대해 "의원총회 의견을 수렴하고 당원들 의견을 반영해 의원총회 후 가급적 조속히 합당 추진에 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전했다.

정 대표가 합당 문제에 대해 조속히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조국 혁신당 대표가 '데드라인'을 정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설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13일 전까지 공식 입장을 결정해 달라.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답변이 없으면 혁신당은 합당이 없는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합당 문제가 양당 간 갈등에 결론이 나지 않고 장기화되자, 조속히 결론을 내야 한다고 양당 대표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 대표가 지난달 22일 혁신당과의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2주가 넘도록 민주당 내에선 파열음이 멈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급기야 혁신당과의 노선 다툼을 시작으로 밀약설, 조국 대권론 등 음모론을 둘러싼 양당 간 진실공방은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합당을 제안한 정 대표가 풀어야 할 실타래가 복잡하게 꼬였다는 것이다. 첫 번째 실타래는 당내 합당 중단 여론을 수습하고 추진 여부를 확정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다.

정 대표는 합당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선수별 간담회를 진행하며 의견을 청취하고 있지만, 합당 논의를 중단하고 6·3 지방선거 이후 재논의를 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쏠려있다. 여기에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연일 전면에 나서 정 대표의 합당 추진 절차를 문제 삼고 있다. 나아가 이른바 '합당 대외비 문건' 사태는 합당 중단을 요구하는 당내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정 대표 측은 우선 당내 총의를 모아야 하는 만큼, 의견 수렴 절차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 대표는 합당 제안 이후 당 국회의원들과 여러 계기를 통해 깊은 대화와 경청의 시간을 갖고 있다"며 "지난주 초선·3선·중진 의원과 소통했고, 이번 주에도 재선 의원과 상임고문단 경청 일정과 의원총회를 예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수석대변인은 "의원총회 의견을 종합 수렴한 이후 정 대표가 그에 대한 결론을 어떤 식으로든 내리지 않겠느냐"며 합당 문제의 결정권은 정 대표에게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나아가 정 대표의 판단에 따라 '전 당원 투표' 추진 여부도 결정된다. 이 투표가 합당 절차 진행에 있어 당헌·당규에 규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정 대표는 당원의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 대표는 그동안 '당원 주권 정당'을 천명한 만큼, 당 소속 의원뿐만 아니라 당원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며 '당원 여론조사'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합당 추진' 찬성 응답이 많더라도 반대 응답과 격차가 크지 않을 경우, 당은 또다시 격론이 휩싸일 수 있다.

이에 당내 일부에선 단순 과반이 아닌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대표가 당원 여론조사를 등에 업고 합당 추진 절차를 강행할 경우, 혁신당과의 합당 여부가 결론 나기 전에 민주당 내 분열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합당 관련 당원 여론조사에서 만약 '51 대 49' 결과가 나와서 다수결로 하자고 한다면 더 큰 문제"라면서 "양측 세력이 합치는 문제를 단순히 다수결로 하면 당내 상처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합당을 제안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합당을 제안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두 번째 실타래는 혁신당과의 관계다. 민주당 내 합당 중단 측에선 이번 합당이 '조국 대권론'을 향한 발판이라고 의심한다. 이는 당내 갈등 요소 중 하나지만, 음모론의 대상인 조 대표와 혁신당 의원들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특정인의 대권 놀이에 민주당을 숙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발언한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을 향한 혁신당 의원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다. 이들은 "2012년 정치 시작할 때부터 '숙주 정치'를 하지 않았나" "정당을 숙주 삼는 원천 기술 보유자" 등 비난을 쏟아냈다. 조 대표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와 혁신당을 내부 권력 투쟁에 이용하지 말라"며 "우당(友黨)에 대해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달라"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혁신당이 합당에 성공하더라도 이른바 '원팀'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는 감정싸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양당은 토지공개념 등 당의 정책 노선을 두고 한 차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이 논쟁은 표면적으론 정책 노선 갈등이지만, 이면에는 '흡수 합당' 문제가 있다. 민주당이 혁신당의 당 정책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흡수 합당의 형태가 된다. 혁신당은 '당 대 당' 합당을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 반발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조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혁신당의 비전과 가치에 대한 태도와 사회권 선진국 비전 등을 수용할지 거부할지를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합당하지 않고 별도 정당으로 선거 연대를 이룰 것인지, 아니면 선거 연대도 하지 않을 것인지, 또는 하나의 정당 안에서 가치와 비전 경쟁을 할 것인지 명확하게 선택해달라"고 압박했다.

급기야 조 대표가 설정한 합당 데드라인(13일)은 민주당 내 합당 중단 측의 기폭제가 됐다. 당내 의견 조율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조 대표가 시기를 압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본인 당 일에 신경 쓰길 바란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합당 문제로 여당이 내홍에 휩싸인 상황인데, 조 대표는 13일까지 '너희들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합당은 없다'며 분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혁신당에도 절차가 있듯이 우리 당도 절차가 있기 때문에 우리 당의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할 터이니, 본인 당의 일에 신경 쓰시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조 대표의 일방적인 시한 통보에 민주당 당원으로서, 최고위원으로서 깊은 모멸감과 굴욕감을 느낀다"며 "민주당은 아직까지 합당 논의에 대한 공식적인 시작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13일 시한은 이미 물 건너간 것이나 다음없다"고 선을 그었다.

'친명'(친이재명)계 모인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조 대표의 발언은 정당 민주주의를 깡그리 무시한 구시대 제왕적 총재의 모습일 뿐"이라며 "조 대표는 자신의 경솔한 발언으로 상처 입은 민주당 당원에게 즉각 사과하라. 그것이 민주주의와 연대의 가치를 말할 자격을 스스로 증명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압박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과 혁신당 간 합당 논의가 이미 '감정싸움'으로 치달은 만큼, 논의를 중단하고 '냉각기'를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은 "현재로선 합당 논의를 유예하고 관련 기구를 만들어 다시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온도를 낮춘 다음에 다시 논의해야지, 지금 정치 생명을 걸어 놓고 하는 것처럼 양측에서 평론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내 합당 찬성 측은 '어차피 같이 갈 사람들'이라는 이유밖에 없지만, 반대 측은 절차적 문제를 비롯해 지방선거 이해관계, 조국의 강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면 안 된다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며 "쟁점이 하나라면 충분히 논의가 가능해 보일 수 있지만, 지금은 다양한 이유가 섞이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합당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식으로 예를 들면 지금 당장 시장 분위기가 안 좋을 때는 자르고 나온 다음에 장이 좋아지면 다시 하는 게 합리적"이라면서 "지금은 합의점을 찾는 노력이 아닌 싸움 형태로 가고 있기 때문에 정 대표는 우선 이 상황을 냉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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