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의 ‘가짜뉴스’ 임의 규정에 장관 춤춰…이대로 좋은가
||2026.02.08
||2026.02.08
李대통령, 타사 기사 비난한 칼럼 링크하며
"가짜뉴스…민주주의의 적" 임의로 규정
장관은 "즉각 감사 실시해 엄중조치" 장단
野 "대통령과 다른 생각 꺼내지 말란 엄포"

이재명 대통령이 불편한 기사를 '가짜뉴스'라고 임의로 규정하면서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대통령이 분개하니 임명직인 주무부처 장관도 함께 설치고 나섰다. 보도자료 배포처를 일단 무릎 꿇렸지만 정말 '가짜뉴스'인지 여부는 여전히 아리송한 상황이다. 야권은 이러한 행태는 비판을 통제하려는 발상이자, 대통령과 다른 생각은 감히 꺼내지도 말라는 엄포라며 비판을 가했다.
이 대통령은 7일 오전 X(옛 트위터)를 통해 특정 칼럼을 링크하면서, 상속세 부담에 나라를 등진 부유층이 적지 않다는 기사를 임의로 '가짜뉴스'라고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사익 도모와 정부정책 공격을 위해 가짜뉴스를 생산해 유포하는 행위"라며 "정책을 만드는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기사는 대한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가 출처였다. 대한상의는 다시 영국의 컨설팅 회사 헨리앤파트너스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삼았다. 헨리앤파트너스는 세계 55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 이민 컨설팅 회사다.
이 대통령이 링크한 기사는 '칼럼'이다. 해당 칼럼은 조세정의네트워크라는 시민단체를 인용해 헨리앤파트너스의 보고서가 잘못됐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또한 일방의 주장일 뿐, 해당 보고서가 딱히 가짜뉴스로 판명이 난 것도 아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이자 정부정책 공격을 위해 생산·유포됐다고 임의로 판단해 SNS를 통해 좌표를 찍고 공격에 나선 셈이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분노를 표출하니, 일개 임명직에 불과한 주무부처 장관이 설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같은날 SNS를 통해 "대한상의를 소관하는 주무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법정단체인 대한상의가 이러한 행위를 한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그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이는 명백한 가짜뉴스에 해당하며, 이에 대해 강한 유감을 넘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산업통상부는 해당 보도자료의 작성 및 배포 경위, 사실관계 전반에 대해 즉각 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겁박했다.
대한상의는 논란이 커지자 보도자료 인용 자제 요청에 이어, 끝내 사과문을 게시했다. '살아있는 권력'의 엄포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하지만 헨리앤파트너스는 자사의 보고서 내용을 여전히 철회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훈 "李대통령, 비이성적 대처…
'가짜뉴스' 몬다고 경제현실 안 바뀌어"
최수진 "정당한 문제제기마저 입틀막
기업 목소리 묵살하려는 시도 중단하라"

야권은 대통령의 '가짜뉴스' 임의 규정과 SNS를 통한 공세 방식이 위험하다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고액 자산가 해외 이탈 관련 보도자료를 두고 '고의적 가짜뉴스'라며 책임 추궁 의지를 밝혔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법률에 의해 설립된 경제단체를 '민주주의의 적'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대통령과 다른 생각은 감히 꺼내지도 말라는 엄포이며 비이성적 대처"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세 비중이 높을수록 경제성장률이 둔화한다는 통계적 분석은 과도한 상속세가 부의 재분배를 넘어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고 경영권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며 "OECD 38개국 장기 패널 분석에서도 나타난 통계적 상관관계마저 대통령이 가짜뉴스로 몰아붙인다고 경제 현실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비판이 나오면 반대편을 '왜곡' '선동' '기득권' '악의적 집단'으로 규정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에 불리한 뉴스에는 '발작 버튼'이라도 누른 것처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협박하는 적대적인 국정운영은 반드시 자제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같은날 논평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상의의 지적에 대해 기업의 목소리를 적으로 돌리는 정치, 비판을 통제하려는 발상, 그리고 감정적인 SNS 대응의 선봉에 서고 있다"며 "기업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마저 입틀막한 것에 다름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사실관계에 대한 설명이 아닌, 개인 SNS인 엑스를 통해 감정 섞인 표현으로 경제단체를 공격했다는 점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정책 비판에 대해 차분한 설명과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즉각적인 낙인과 비난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성숙한 국정 운영과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기업의 문제 제기를 '가짜뉴스'로 치부하는 순간, 경제 정책은 현실과 괴리될 수밖에 없다"며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인 기업들의 목소리를 묵살시키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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