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브라우저의 변신… AI 비서 경쟁, 글로벌 넘어 한국으로
||2026.02.05
||2026.02.05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의 새로운 격전지로 웹브라우저가 떠오르고 있다. 웹브라우저는 구글의 크롬이나 MS의 에지(Edge)처럼 인터넷을 여는 창이지만, 이제는 단순히 웹페이지를 보여주던 도구에서 정보를 해석하고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AI 비서’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토종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포털 ‘다음’ 인수를 추진하며 AI 플랫폼 전쟁에 뛰어들었다.
구글·오픈AI·퍼플렉시티, 글로벌 AI 브라우저 주도권 다툼
구글은 지난달 29일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3(Gemini 3)'를 기반으로 크롬 브라우저에 신규 AI 기능을 대거 통합했다. 핵심은 '자동 브라우징' 기능이다. 사용자의 별도 지시 없이도 AI가 인터넷상의 여러 단계에 걸친 작업을 스스로 수행한다. 크롬 우측에는 제미나이 사이드 패널이 상시 배치돼 사용자가 화면에 보이는 내용에 대해 바로 AI에 질문할 수 있고, 이미지 생성 도구 '나노바나나'도 통합됐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크롬은 단순한 브라우저를 넘어 사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들도 시장경쟁에 뛰어들었다. 퍼플렉시티는 지난해 8월 AI 웹브라우저 '코멧'을, 오픈AI는 지난해 10월 '챗GPT 아틀라스'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에지'에 '코파일럿'을 통합했고, 오페라도 에이전틱 브라우저 '네온'을 출시했다.
윤석빈 서강대학교 AI·SW 대학원 특임교수는 빅테크들이 AI 브라우저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에이전틱 AI 시대가 되면 고객 접점이 브라우저로 돌아온다"며 "콘텐츠와 커머스의 접점을 가져가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웹 환경에서 사람과 가장 많이 상호작용하는 인터페이스가 브라우저"라며 "고객 접점 확보를 위한 가장 빠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업스테이지, 다음 품고 '한국판 퍼플렉시티' 도전하나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토종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포털 '다음(Daum)' 인수를 추진하고 나섰다. 업스테이지는 지난달 29일 다음 운영사 AXZ의 모회사 카카오와 주식교환 거래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업스테이지는 2020년 네이버 출신 AI 연구자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솔라(Solar)'를 기반으로 B2B AI 솔루션 사업을 펼쳐왔다. 다음은 1995년 한메일로 시작해 30년간 국내 인터넷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해온 포털로, 2014년 카카오와 합병한 이후 카카오 자회사 AXZ가 운영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MOU 체결을 두고 업스테이지는 다음이 30년간 축적한 방대한 콘텐츠 데이터를 솔라 고도화에 활용하고, 이를 차세대 AI 플랫폼 구축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B2B 개발사로 성장해온 업스테이지로서는 처음으로 대중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베드를 확보하는 셈이다.
윤석빈 교수는 이번 인수 추진에 대해 "199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 생태계를 지배해 온 '키워드 검색' 시대의 종언과 생성형 AI가 주도하는 '답변 엔진'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음이 갖고 있는 실제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해 학습시키면 AI 검색이 가능해진다"며 "미국의 퍼플렉시티가 구글의 아성을 위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업스테이지와 다음의 결합은 '한국판 퍼플렉시티'의 탄생을 예고한다"고 분석했다.
AI 브라우저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검색 광고에 의존하던 기존 포털 수익 구조가 AI 에이전트 대행 서비스 수수료나 구독 모델로 재편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글로벌에서 시작된 AI 브라우저 전쟁이 한국 시장까지 본격적으로 번지며 검색 생태계 전반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윤 교수는 "업스테이지의 고성능 LLM '솔라'가 다음이라는 거대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이식된다면, 다음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수만 개의 문서를 실시간으로 독해해 단 하나의 완결된 리포트를 제공하는 '지능형 에이전트 포털'로 재정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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