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김어준 당권 농단…정청래에 힘 싣고, 김민석과는 신경전
||2026.02.03
||2026.02.03
합당 옹호…김민석과 신경전
평소 김어준 권력 막강하나
계파 이해관계 앞 영향력 한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합당 추진을 계기로 당내 계파 갈등이 점화된 가운데, 특정 성향 유튜버 김어준 씨가 계파 색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김 씨는 당내 논란에도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을 적극 옹호하는 한편, 정 대표의 차기 당권 경쟁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는 공개적으로 신경전을 벌였다.
다만 합당과 당권 경쟁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사안인 만큼, 김 씨의 막강한 당내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관련 발언이 당내 반발 분위기를 잠재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한 이튿날인 23일, 김어준 씨는 유튜브 방송에서 정 대표의 행보를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김씨는 "민주당·혁신당의 통합은 '언제 하느냐'의 문제였다"며 "욕 먹을 수도 있고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정 대표가 민주당 대표로서 했어야만 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가 당내 논의 없이 전격적으로 합당을 제안을 한 데 대해서도 "아래로부터 중지를 모으려 하면 이해당사자들의 물러설 수 없는 전장이 되기 십상"이라며 "그러면 진도가 안 나간다"고 옹호했다. 합당이 정 대표 연임의 포석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정 대표의 사익은 없다"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처럼 자기가 대선 후보가 되려고 이미 있는 주자를 밖으로 쫓아내려는 결정이 아니라 정반대의 결정을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여권 전체가 강성 팬덤을 보유한 김 씨에게 일정 부분 의존하는 경향이 있으나, 특히 정 대표가 김 씨와 각별한 관계라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정 대표는 김 씨가 운영하는 친여 성향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 바로미터"라고 표현하거나, 해당 커뮤니티에 10년간 1500회, 평균 이틀에 한 번꼴로 글을 썼다고 밝히는 등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왔다. 김 씨는 지난해 8월 정 대표의 당선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에는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을 두고 '김어준 기획설'까지 제기됐다. 김 씨가 정 대표에게 합당을 조언했다는 주장이다. 정 대표가 합당론을 띄우자 김 씨가 자신의 방송에서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이러한 의혹이 불거졌다. 두 사람의 관계를 고려할 때 사전에 논의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반면 김 씨는 정 대표의 차기 당권 경쟁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총리와는 여론조사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앞서 김 씨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여론조사꽃이 지난 19~21일 서울시민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김 총리는 7.3%를 기록해 3위에 올랐다. 총리실은 김 총리를 조사에 포함시키지 말아달라고 김 씨 측에 수 차례 요청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지만, 김 씨는 "빼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자유고, 넣는 것도 이쪽이 결정할 일"이라며 반박했다.
이를 두고 김 씨가 당권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김 총리를 견제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 총리를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부각시켜 정치적 동선을 흔들고, 정 대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 총리는 그동안 당권 도전에 대해 "자의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으나, 최근 돌연 한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당의 당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며 도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김 씨는 '여권의 상왕'이라고 불릴 만큼 민주당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앞다퉈 김씨의 유튜브에 출연하고, 강성 지지층의 스피커인 김 씨의 말을 당론처럼 받아들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대형 정당이 각종 음모론을 생산하는 유튜브 권력에 휘둘린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으나,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지지층을 대변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는 태도로 비판을 일축해왔다.
다만 합당처럼 계파 갈등과 직결된 사안에서 김 씨의 발언이 당내 분위기를 실질적으로 바꿀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계파 갈등은 당내 입지가 달린 문제인 만큼, 당원 여론보다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합당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아무리 김 씨의 발언이라고 해도 합당에 우호적인 분위기로 바뀌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