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에 ‘엄지손가락’ 잃은 남성, 그 자리에 '엄지발가락' 붙였다
||202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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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이 구두를 수선하다 엄지손가락을 잃은 남성이 손가락 자리에 발가락을 붙인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구두 수선공인 데이비드 리다. 그는 지난 2019년 자신의 가게에서 기계로 구두 굽을 교체하다가 실수로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했다. 입고 있던 스웨터가 기계에 걸리는 바람에 기계로 딸려 들어가 생긴 사고였다.
그는 “얼마나 심각한지 몰랐는데, 갑자기 엄지손가락이 바닥에 툭 떨어졌다”며 “순간 '아, 이제 못 쓰겠구나'라는 예감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얼음주머니에 잘린 손가락 보관해 병원으로 달려갔으나 훼손이 심해 재접합 수술이 불가능하고 손상된 부위도 바로 봉합하기 어렵다는 소견을 들었다.
대신 수부외과 의료진은 그에게 2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 선택지는 다친 손을 엉덩이에 꿰매 피부가 다시 자라도록 기다리는 것이다. 리는 “이렇게 되면 회복하는 데 몇 달이 걸릴 거라고 해서 내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선택지는 엄지발가락을 떼어내 엄지손가락에 붙이는 방법이었다. 리는 이 방법을 선택해 엄지손가락의 빈자리를 엄지발가락으로 메웠다.

손가락을 다시 얻게 됐지만 회복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오른손잡이였던 그는 회복하는 동안 왼손만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는 “왼손으로 숟가락을 집어 커피와 설탕을 컵에 넣는 것조차 익숙하지 않아서 너무 힘들었다”며 “또한 오른손으로는 집게 모양을 만들려고 해도 근육이 손상돼 힘도 없고 쥘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리는 가위질과 악력 강화 같은 기본적인 동작을 다시 배워야 했지만 수개월간 물리치료를 받고 노력한 끝에 자신의 수선 가게로 돌아갈 수 있었다.
잠깐은 발가락을 붙인 손으로 돈을 건네는 것조차 부끄러워했다는 리는 “이제 붙인 엄지는 완전히 내 일부가 됐다.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엄지발가락을 한 개 제거한 부작용은 남아있다고 한다. 그는 “하루 종일 서 있다 보면 하루가 끝날 무렵에 발이 아프고 뻐근해진다. 일주일이 끝날 무렵에는 감각이 예민해지지만 어쩔 수 없이 감수하고 살아가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리의 접합 수술을 집도한 외과 의사 질 애로우 스미스는 “우리는 신체의 모든 부분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지만, 특히 손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손가락 접합 수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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