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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밴스 50분 회담, ‘핫라인’ 구축… 쿠팡 이슈, 한미 현안 ‘관리 플랫폼’ 첫 시험대로

아시아투데이|아시아투데이|2026.01.24

한미 총리 부대통령
미국을 방문 중인 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예정된 시간을 넘긴 50분간 회담을 하고 양국 간 직통 채널인 '핫라인'을 구축했다.

이번 회담은 해방 이후 한국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특사나 대리 자격이 아닌,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목적'을 가지고 미국을 방문해 미국 행정부 2인자와 회담한 사실상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례라는 점에서 외교적 함의가 적지 않다.

특히 김 총리는 최근 통상 갈등의 뇌관으로 떠오른 '쿠팡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며, 이를 단순한 개별 기업의 분쟁이 아닌 향후 한·미 간 발생할 수 있는 민감한 현안을 조율·관리하는 한·미 정부 2인자 간 새로운 '관리 플랫폼'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리 플랫폼'이란 통상·외교적 마찰이 국가 간 감정 싸움으로 비화하기 전, 최고위급 채널을 통해 팩트를 확인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한미 정부 2인자
◇ '쿠팡 이슈' 정면 돌파… "오해 걷어내고 '관리 모드'로 전환"

이날 회담의 최대 현안은 '쿠팡 문제'였다. 최근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의 개인정보 유출 조사를 두고 "마피아 소탕 작전 같은 차별적 규제"라고 주장하며 미 무역대표부(USTR)에 제소 움직임을 보이는 등 긴장이 고조된 상태였다.

김 총리는 밴스 부통령에게 이번 사안의 본질이 '미국 기업 차별'이 아닌 대부분이 한국인인 '약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정당한 법 집행'임을 명확히 설명했다.

특히 김 총리는 설득 과정에서 지난해 9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를 예로 들었다. 김 총리는 "당시 한국 정부가 이를 미국 정부의 한국인 차별로 규정하지 않고 법적 절차로 이해했듯, 쿠팡 건 역시 한국 내 법적 절차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투자사들이 문제 삼은 자신의 '마피아 발언'에 관해서도 "특정 기업을 겨냥한 게 아니라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원론적 언급이었다"며 당시 발언록 전문을 영문으로 번역해 밴스 부통령에게 직접 전달해 오해를 불식시켰다.

이에 밴스 부통령은 "한국 내 법적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며 이해를 표했고, "이 문제가 양국 정부 간 오해를 불러오거나 과열되지 않도록 '상호 잘 관리(manage)'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김민석 총리
◇ 관세 협상서 시작된 '중층적 핫라인'… 美 제안으로 일정 앞당겨 방미

김 총리는 이날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번 방미의 배경도 상세히 설명했다. 통상 외교·안보는 대통령의 고유 영역으로 인식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급변하는 기류에 대응하기 위해 총리 차원의 고위급 채널 확보가 시급했다는 설명이다.

김 총리는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부터 밴스 부통령과의 관계 설정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강홍식 정책실장-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라인에 이어, 총리-부통령 라인을 추가해 대미 소통 구조를 '중층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당초 김 총리는 2~3월 방미를 계획했으나, 미국 측 일정 조율 과정에서 "일정을 앞당기자"는 제안이 오면서 회담이 급물살을 탔다. 김 총리는 "미국 측의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 제안으로 동행 기자단이 비자를 받을 시간조차 부족했을 정도로 긴박하게 성사됐다"고 전했다.

김민석 총리
◇ 北 특사 파견 제안·종교 자유 등 현안 논의

김 총리와 밴스 부통령은 또 북한 문제와 국내 정치 이슈에 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

밴스 부통령이 대북 관계 개선 방안을 묻자 김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만이 관계 개선의 의사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며 "미국의 대북 특사 역할을 확대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는 것도 하나의 접근법"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밴스 부통령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손현보 목사 사건에 대해 미국 일각의 우려를 전달하자, 김 총리는 "한국은 정치와 종교가 엄격히 분리된 사회"라며 구체적인 사법 시스템을 설명했고 밴스 부통령도 이를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총리는 "이번 방문은 한국 총리가 미국 행정부 2인자와 직접 소통하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구축된 핫라인을 통해 양국 현안을 '충돌'이 아닌 '관리'의 영역에서 다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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