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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체제’ 5년, 시장이 답했다…‘기술의 힘’ 시장이 공인 [‘피지컬 AI’ 날개 단 현대차]

이투데이|권태성 (tskwon@etoday.co.kr)|2026.01.20

대한민국 굴뚝 산업의 상징이었던 현대자동차가 ‘피지컬 인공지능(AI)’ 전략을 앞세워 시가총액 100조 원 시대를 열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5년간 밀어붙여 온 경영 전략과 의사결정에 시장이 처음으로 명확한 평가를 내린 장면으로 읽힌다. 주가에 반영된 것은 자동차 판매 성과가 아니라 ‘정의선 체제’에 대한 신뢰다. 단순한 지표 개선을 넘어 ‘정의선식 리더십’이 증명한 미래 비전이 현대차를 국내 증시의 세 번째 거인으로 우뚝 세웠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 장중 49만6500원까지 오르며 시총 100조 원을 한때 돌파했다. 전날 시총 90조 원을 넘어서며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총 3위에 오른 지 하루 만이다.

현대차 주가는 전동화·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로보틱스 등 미래 투자를 확대해 왔음에도 오랫동안 보수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사업 구조는 이미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동화·소프트웨어·데이터로 이동했지만, 시장은 이를 성과보다는 방향성 중심의 ‘스토리’로 인식해 왔다. 그러나 최근 주가 흐름은 이 같은 의구심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시장이 실적보다 앞서 전략의 지속성과 실행력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정 회장이 2020년 10월 취임 이후 일관되게 유지해 온 ‘선제 투자와 후퇴 없는 실행’ 기조가 있다. 단기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도 전동화,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영역에 자본과 인력을 집중 배치했다. 개인 사재를 출연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에 참여했고 모셔널 등 미국 현지 법인의 사업화에도 힘을 실어왔다.

사진=연합뉴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이 개막한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현대차그룹 부스를 둘러본 후 퀄컴 부스로 향하고 있다.

전략에 대한 시장 인식이 바뀐 분기점은 올해 초 신년사와 CES 2026이 맞물린 시점이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현대차그룹에 인공지능(AI)은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1월 열린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피지컬 AI 전략을 구체화했다. 아틀라스는 글로벌 미디어로부터 “가장 진보된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모셔널은 레벨4 수준의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 계획을 제시하며 로보택시 사업의 가시성을 높였다.

정 회장은 CES 현장에서 글로벌 빅테크 경영진들과 연쇄 회동을 진행하며 협력 가능성도 타진했다. 아울러 테슬라·엔비디아 출신 인재를 영입하며 피지컬 AI 중심의 리더십도 재편했다. 로보틱스와 제조 혁신, 자율주행이 하나의 전략 축으로 연결된다는 점이 시장에 확인된 셈이다.

시장의 시각은 현대차를 바라보는 프레임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데 모아진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피지컬 AI와 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은 그룹의 기술 지향점이 하드웨어를 넘어 SDV와 지능형 로봇의 융합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며 “시장은 현대차와 기아를 단순 제조 기업이 아닌 AI와 로보틱스를 결합한 테크 기업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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