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전해질 설계로 프러시안블루 나트륨 전지 결정수 약점 극복 기술 개발
||2026.01.14
||2026.01.14
나트륨 이온 전지의 상용화를 가로막아 온 프러시안블루(Prussian Blue) 양극재의 성능 저하 원인이 '물과 전해질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포스텍(POSTECH)은 조창신 배터리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 배터리공학과 박사과정 장주영 씨, 화학공학과 박사과정 정혜빈 씨 연구팀이 최근 독일 율리히연구소 전기화학 공정공학(IET-4) 소속 카르스텐 코르테 박사, KIST Europe·자르브뤼켄대 김상원 박사 연구팀과 함께 전해질 속 음이온 종류에 따라 프러시안블루 내 결정수가 전극을 망가뜨릴 수도, 오히려 안정적으로 제어될 수 있음을 규명하고, 배터리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새로운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보급이 확대되면서 리튬을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나트륨 이온 전지는 자원이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해 대형 저장 장치에 적합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철 기반 프러시안블루 계열 양극재는 제조단가가 낮고 구조적으로 이온의 이동이 쉬워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소재로 평가되어 왔다.
하지만 프러시안블루 구조 안에 포함된 '결정수(crystal water)'는 고전압 충전 과정에서 방출되어 전해질과 반응하고, 전극 표면의 산화와 용매 분해를 유발해 배터리 수명을 크게 떨어뜨렸다. 기존 연구들은 결정수 제거에 집중했지만, 공정 복잡성과 비용 증가라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결정수 자체보다 전해질 속에 들어있는 음이온이 물과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이 반응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성이 다른 친수성과 소수성 전해질을 비교·분석한 결과, 친수성 음이온은 물을 강하게 결합시켜 반응성을 높이는 반면, 소수성 음이온은 물을 느슨하게 감싸 부반응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같은 물이 있어도, 환경에 따라 '조용한 물'이 될 수도, '문제를 일으키는 물'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실제 배터리 성능 평가에서도 소수성 전해질을 적용한 프러시안블루 양극은 고전압 조건(4.2V)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500회 충·방전 후에도 약 77%의 용량을 유지했다. 반면 친수성 전해질에서는 전극 표면에 두껍고 불균일한 계면막이 형성되며 성능이 빠르게 저하됐다.
이번 연구는 결정수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도 전해질 선택만으로 프러시안블루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값싸고 친환경적인 나트륨 이온 전지를 대형 에너지 저장 장치와 재생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적용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창신 교수는 “프러시안블루 양극의 최대 약점이었던 결정수 문제를 전해질 설계만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라며 “나트륨 이온 전지의 장수명화와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넓힌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부가 주관하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이 시행하는 에너지기술선도 국제공동연구사업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이번 사업은 글로벌 협력을 통해 차세대 에너지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본 성과 역시 한국-독일 공동 연구를 기반으로 도출됐다는 평가다. 한편,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재료과학 분야 저널인 '스몰 메서드(Small Methods)' 앞속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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