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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기 미스터리’에 靑은 골머리… 李대통령, 대북정책 향방은

데일리안|maengho@dailian.co.kr (맹찬호 기자)|2026.01.14

'일방적 주장'에 명확한 입장 없이 수사로만 대응

軍 "北 자극 의도 없다"지만…소극적 대응 지적도

민간 가능성만 남긴채 책임 '안갯속'…대북 시험대

김여정 "관계개선, 희망부푼 개꿈…도발 사과하라"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작년 9월과 지난 4일에 한국이 침투시킨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사진은 북한이 주장한 추락된 한국무인기 잔해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작년 9월과 지난 4일에 한국이 침투시킨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사진은 북한이 주장한 추락된 한국무인기 잔해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의 '한국 무인기 침투' 주장에 대해 정부가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 채 혼선을 거듭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대북·안보 정책 전반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군은 '우리 작전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청와대는 '민간일 가능성'을 거론하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수사 지시를 내렸지만 정작 사태의 실체와 책임 소재는 안갯속이다.

특히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틀 만에 또다시 한국발 무인기 주장에 관한 담화를 발표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희망은 '개꿈'과 '망상'에 불과하다고 쐐기를 박아 대북 정책에 혼란이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데일리안에 "현재 민간 무인기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경이 빠르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틀간 관계 당국 간 여러 차례의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전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해 9월과 이달 4일 한국이 무인기를 북한에 침투시켰으며 이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른바 '한국발 무인기 침투' 주장에 더불어 이재명 정부를 맹비난하자 이 대통령은 군경 합동수사팀을 주체로 한 수사를 지시한 바 있다. 이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2일 안보수사국장을 팀장으로 경찰 20여명, 군 10여명 등 총 30여명 규모의 TF를 구성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 대통령의 진상 규명 지시에 국방부도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이 문제 삼은 지난 4일과 지난해 9월 모두 우리 군이 무인기를 운용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을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으며,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아가기 위해 실질적인 조치와 노력을 지속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누가, 왜 날렸는가'라는 핵심 질문에는 답하지 못하고 있다. 민간 무인기 가능성을 언급하며 조사에 나섰지만 안보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메시지도 통일되지 않은 모습이다. 군은 부인, 통일부는 긴장 완화의 여지, 청와대는 가능성 언급, 북한은 한국군 소행 공세를 이어가면서 정부 대응의 중심축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 부부장 담화를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후 북한이 (추가) 입장을 내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정부의 조치를 지켜본다는 입장으로 본다"면서 "정부의 대응에 따라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소통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2024년 10월 한국발 무인기 침투 주장 당시 김 부부장의 담화와 비교해 이번 사안을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담화와의 온도 차이를 근거로 북한의 의도 변화를 읽어내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당시 김 부부장은 "서울시와 대한민국 전역을 과녁으로"라거나 "끔찍한 참변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언급하며 군사적 대응을 위협했다. 다만 이번에는 "민간단체들이 날리는 수많은 비행물체의 출현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는 데 그쳐, 과거에 비해 발언 수위는 한층 낮아졌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사안은 이재명 정부의 대북 기조를 시험하는 첫 본격 안보 현안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정부 출범 이후 긴장 관리와 대화 여지를 강조해 온 대북 정책이, 실제 도발성 주장 앞에서 얼마나 단단한 원칙과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군 개입 가능성을 서둘러 부인한 나머지 오히려 북한의 주장 프레임에 말려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명확한 증거 제시 없이 '민간 가능성'만 언급할 경우, 안보 통제 실패를 자인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주장 자체가 허위·과장일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다고 정부 대응이 모호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안보 문제에서의 불명확한 메시지는 외교적 부담으로 직결되고, 동맹국에도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정부 안팎에서 검토 중이던 9·19 군사합의 복원 논의에 변수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인기 사안을 둘러싼 남북 간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합의 복원을 둘러싼 부처 간 시각차도 더욱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접경 지역에서 우발적 충돌이나 오판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비행금지구역을 포함한 9·19 합의 전면 복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과, 현 남북 긴장 국면을 감안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고 밝혔다. 무인기 문제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조치는 오히려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청와대는 일단 무인기 침투 주장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조사 결과와 북한의 추가 반응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합의 복원 여부를 단정하기보다는 사태 관리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무인기 미스터리'는 단순한 사실관계 논란을 넘어, 이재명 정부가 대북 정책에서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묻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강경도, 유화도 아닌 애매한 태도가 반복될 경우, 정부가 강조해 온 안정적 한반도 관리 구상 역시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김 부부장은 우리가 무인기를 북한에 날려보냈다는 주장과 관련해 남북 소통의 여지가 있다는 통일부의 분석을 거론하며 남북 관계 개선은 '개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부장은 13일 밤 '아무리 개꿈을 꾸어도 조한관계의 현실을 달라지지 않는다'의 제목의 담화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했다.

북한의 한국 무인기 침투를 주장한 11일 자신의 담화를 두고 통일부 당국자가 이날 "남북 소통 재개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 것에 대해 10여시간 만에 즉각 비난 담화를 내놓은 것이다.

김 부부장은 "아무리 집권자가 해외에까지 돌아치며 청탁질을 해도, 아무리 당국이 선의적인 시늉을 해보이면서 개꿈을 꾸어도 조한관계의 현실은 절대로 달라질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해외 지도자들과 잇따라 만나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중재 역할을 요청한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부부장은 우리 측 무인기가 북한의 영공을 침범했다는 일방적인 주장과 관련해 "조선의 주권을 침해하는 엄중한 도발행위"라면서 "이것은 적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서울 당국은 공화국의 주권침해도발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며 재발방지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도발이 반복될 때에는 감당 못 할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이어 "이것은 단순한 수사적위협이나 설전의 연장이 아니다"라며 "주권침해에 대한 우리의 반응과 주권수호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비례성 대응이나 입장발표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고 겁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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