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턱밑까지 왔다” 테슬라 무서운 뒷심…BMW 독주 속 ‘2위 싸움’이 더 뜨겁다 [SS기획]
||2025.12.26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고객님, 테슬라 보조금 끝났다고 고민하지 마세요. 저희가 자체 프로모션으로 그 이상 맞춰드립니다. 오늘 계약하고 31일 안에만 등록하면 평생 엔진오일 무료에 취등록세까지 지원해 드립니다.”
2025년의 마지막 금요일인 26일, 수입차 전시장이 밀집한 서울 강남대로. 연말 마감을 앞둔 딜러들의 전화기에는 불이 났다. BMW가 사실상 1위를 굳힌 가운데, 2위 자리를 지키려는 메르세데스-벤츠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테슬라 간의 자존심을 건 ‘할인 전쟁’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 ‘BMW 천하’ 속 벤츠 위협하는 테슬라…판 커진 ‘빅3’ 구도
올해 수입차 시장은 BMW, 벤츠, 테슬라가 주도하는 확실한 ‘3강 체제’로 재편됐다.
2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데이터에 따르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BMW가 7만 541대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6만 260대)와의 격차를 1만 대 이상 벌리며 사실상 ‘2025년 수입차 왕좌’를 예약한 상태다. 5시리즈의 꾸준한 인기가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이어진 결과다.
오히려 관전 포인트는 2위 싸움이다. 테슬라(5만 5594대)가 모델 Y와 모델 3를 앞세워 벤츠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테슬라는 지난 9월과 11월, 월별 판매 1위를 차지하며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벤츠 딜러사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BMW와의 1위 싸움이었는데, 하반기 들어 테슬라가 물량을 쏟아내며 2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본사에서도 ‘무조건 방어하라’는 지침이 내려와 마진을 포기한 출혈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 렉서스 vs 볼보 ‘4위 혈투’…BYD 등 ‘차이나 쇼크’도 변수
중위권 싸움은 그야말로 ‘초박빙’이다. 일본의 자존심 렉서스(1만 3894대)와 안전의 대명사 볼보(1만 3388대)가 불과 500여 대 차이로 4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아우디(1만 252대)가 그 뒤를 쫓는 형국이다.
여기에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의 약진도 눈에 띈다. 가성비를 앞세운 BYD가 하반기 들어 중위권 차트에서 급부상하며, 기존 수입차 브랜드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 가격은 계속 오르는 반면, 수입차는 테슬라와 중국차의 공세로 가격 장벽을 낮추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지가 넓어졌지만, 딜러들에겐 피 말리는 생존 경쟁”이라고 말했다.
◇ “지금 등록해야 이득”…12월 31일 ‘등록 대란’ 예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말 프로모션은 ‘역대급’이다. 전기차(EV) 캐즘 속에서도 하이브리드와 인기 전기차 모델은 물량 확보전이 치열하다.
일부 딜러들은 평택항 입항 물량을 실시간으로 조회하며, 12월 31일까지 등록이 가능한 고객에게 차량을 ‘새치기 배정’하는 일도 서슴지 않고 있다. 딜러사들은 ‘연내 등록’을 조건으로 ▲취등록세 전액 지원 ▲평생 엔진오일 무료 교환 ▲법인 플릿 추가 할인 등 비공식 혜택을 쏟아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올해 수입차 시장은 ‘할인이 실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격 경쟁이 치열했다”며 “특히 테슬라의 11월 1위 등극과 BYD의 부상은 수입차 시장의 판도가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동화 중심으로 완전히 넘어갔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2025년의 마지막 주말, 1위 굳히기에 들어간 BMW와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테슬라, 그리고 자존심을 지키려는 벤츠의 총성 없는 전쟁이 도로 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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