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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만에 부양비 폐지, 외래 본인부담 차등제 신설

전자신문|정용철|2025.12.09

내년 1월부터 26년 만에 의료급여 부양비 제도가 폐지된다.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던 수급자격 문턱이 개선, 비수급 빈곤층 완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보건복지부는 9일 2025년 제3차 중앙의료급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2026년 의료급여 예산안과 주요 제도개선 사항을 보고했다.

2026년 의료급여 예산은 저소득층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보장성을 강화하는 제도개선 사항을 반영해 약 9조8400억원(국비 기준) 편성됐다. 이는 2025년 8조6882억원 대비 1조1518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규모다.

우선 수급자 수가 2024년 156만명에서 2025년 162만명(10월 기준)으로 증가함에 따라 진료비 지원 예산이 약 1조원 증액된 9조5586억원이 반영됐다. 또 부양비 폐지 등 부양의무자 제도개선 예산 215억원, 정신질환 수가 및 입원 식대 인상 등 의료서비스 질 개선 예산 396억원, 요양병원 간병비 지원 예산 763억원이 편성됐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의료급여 주요 제도개선 사항으로는 부양비 폐지가 꼽힌다.

부양비는 부양능력 미약구간에 있는 부양의무자의 경우 소득의 일부를 수급권자에게 생활비로 지원한다고 간주하고, 이를 수급권자 소득으로 반영하는 제도다. 현장에서는 실제로 지원하지 않는 소득을 지원한다고 가정해 간주 부양비로도 불리었다.

부양비 폐지 효과 사례
부양비 폐지 효과 사례

부양비는 2000년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이 제정되며 도입된 제도로, 제도 초기에는 부양의무자의 소득에서 부양의무자 가구의 기준 중위소득 100%를 차감한 금액에 50%를 부과(출가한 딸 등은 30%)했다. 이후 부양비 부과 비율이 단계적으로 완화돼 현재는 일률적으로 10%를 적용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부양비 제도가 전면 폐지됨에 따라 저소득층이 실제로는 지원받지 않고 있는 부양의무자의 소득 때문에 수급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불합리함이 개선돼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9일  2025년 제3차 중앙의료급여심의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9일 2025년 제3차 중앙의료급여심의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또 향후 국정과제 이행계획에 따라 복잡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간소화해 서류 제출 부담을 완화하고, 고소득·고재산 보유 부양의무자에게만 기준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로드맵을 마련한다.

내년에는 외래 본인부담 차등제도 시행된다.

본인부담 차등제는 연간 외래진료 이용 횟수가 365회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되는 외래진료에 대해서 본인부담률 30%(건강보험 의원급 외래 본인부담 수준)를 적용하는 제도다. 건강보험의 경우 2024년 7월부터 외래진료 연 365회 초과 이용자에게 본인부담률 90%를 부과하고 있다.

이때 외래진료 횟수는 약 처방일수와 입원일수를 제외한 외래 진료만을 의미한다. 매해 1월 1일부터 이용일수를 산정해 365회 초과 이용시점부터 해당 연도 12월 31일까지 외래진료에 본인부담률 30%가 적용된다.

다만 산정특례 등록자, 중증장애인, 아동, 임산부 등 건강 취약계층은 본인부담 차등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 밖에도 의학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정된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 내 과다의료이용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예외를 인정할 계획이다. 제도 시행 시 156만명의 수급자 중 550여 명(상위 약 0.03%, 2024년 기준)이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신질환 치료 효과를 높이고 의료서비스 질을 제고하기 위해 수가 개선도 추진한다.

먼저 정신과 상담치료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신요법료 급여기준을 완화해 개인 상담치료는 현재 주 최대 2회에서 7회로, 가족 상담치료는 주 1회에서 주 최대 3회로 지원을 확대한다. 중증·응급 급성기 정신질환자의 초기 집중 치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 병원'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에 집중치료실 수가를 신설해 지원한다.

또 정신과 입원치료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올해 7월부터 신설된 정신과 폐쇄병동 입원료가 병원급 기준으로 약 5.7% 인상(1일 4만8090원 → 5만830원)된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내년도 의료급여 예산 확대와 26년 만의 부양비 폐지는 저소득층 의료 사각지대 해소와 보장성 강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의료이용의 적정성과 지속가능성도 함께 고려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의료급여 제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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